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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칼럼] 개인과 연기금의 투자방식 비교
김용애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
장기적 성과, 자산배분에서 나와
김용애 NH농협은행 NH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월급은 제자리인데 생활물가는 계속 오르고, 수명 증가로 노후는 길어졌다. 여기에 유동성은 넘쳐나서 주식시장에는 초보자들까지 발을 들여 놓게 됐다. 똑똑한 개미들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에게 뒤지지 않고 그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최근 한 증권사 발표에 따르면 11년간 개인투자자의 연간 수익금액 통계(11개사, 600만명 개인 증권계좌)를 살펴보면 원금 손실 투자자가 전체 40%라고 밝혔다. 주목할건 투자에 입문한 20대 투자자의 수익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개인들은 대박 종목을 귀신같이 찾아내 상승직전에 매수하고, 하락직전에 매도하는 신공을 발휘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짧은 시간동안 변동성 높은 종목을 집중 매매하는 등 지나치게 큰 위험을 부담하기도 한다.

이런 비합리적인 투자행태는 주로 과잉확신(overconfidence)이나 단기 목표에만 집중하는 범위한정성향(narrow framing) 등의 심리적 약점에 기인해 실망스러운 투자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금 손실을 피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도 기관 투자자와 같이 체계적인 의사결정과정에 기반한 정교한 자산배분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관 투자자인 연기금의 의사결정체계를 살펴보고 개인 투자자에게 적용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연기금은 자산운용을 위해 세 단계의 의사결정체계를 갖고 있다.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설립목적에 따라 가입자의 연령, 수급시점, 소득대체율 등을 감안해 ‘목표수익률과 위험감내수준’을 결정한다. 이렇게 설정한 범위내에서 ‘전략적 자산배분’을 실시하는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자산 군간 상관관계 및 분산투자 효과를 추정하고 자산군별 최적 비중을 산출 한다. 마지막 단계인 전술적 자산배분은 이전의 전략적 자산배분에서 결정된 자산군별 투자비중을 기본 바탕으로 펀드매니저가 재량을 가지고 시장상황에 대응하거나 이를 적절히 이용하여 초과수익(alpha)을 창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세부 종목선택, 매수·매도 타이밍 선정 등과 같은 전술적 자산배분의 효과는 전략적 자산배분 단계에서 사전에 정한 허용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운용성과는 목표수익률과 위험감내수준, 그리고 자산군별 투자비중을 결정하는 전략적 자산배분에 의해 대부분 좌우된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하고 있는 종목 선정과 매수·매도 타이밍에 해당되는 전술적 자산배분이 연기금의 전체 운용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이유이다.

연기금의 자산운용 방식을 개인에게 대입해 보면, ‘목표수익률과 위험감내수준 설정-전략적 자산배분’의 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투자에 앞서 본인이 희망하는 수준의 수익률과 위험감내수준을 설정하면 보다 합리적인 투자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또 하향식(top-down)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변동성을 낮추면서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런데 기관 투자자와 같이 정교한 자산배분을 개인이 혼자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대안으로 연기금과 같이 체계적인 자산배분을 참고해 본인의 포트폴리오에 적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스스로 전략적 자산배분을 수행하는 것이 어렵거나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면 맞춤형 자산배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상품 가입을 생각해 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추천한다. ISA는 올해부터 가입 문턱이 낮아져 19세 이상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그 중 일임형 ISA는 금융회사가 모델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상품선택과 운용을 맡고 있다. 저위험·고위험군에 따라 수수료가 상이한데 위험률이 낮을수록 수수료가 싸고, 높을수록 비싸다. 평균적인 수수료는 0.24%수준이다. 내가 어떤 상품을 투자할 것인지, 수수료는 얼마인지 확인 해보고 선택 하자. 또한 ISA에서 발생한 이자는 비과세한도(이자에 대해 최대 200만원, 서민형은 400만원까지 가능)를 초과하면 9.9%로 분리과세 하기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걱정하는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두 번째는 은퇴시점에 따라 고객군을 구분하고 각 포트폴리오의 위험수준을 조정함으로써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생애주기형펀드(TDF)가 있다. 가입자의 목표 은퇴시기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비중을 조정해주는 자산배분펀드를 말한다. 은퇴 시점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자동으로 자산간 리밸런싱을 해 준다. 개인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이후 직접투자에 대거 참여 했지만 상대적으로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는 감소했다. 반면 TDF는 2015년 이후 시장이 출렁이는 것과 큰 상관없이 설정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세 번째는 로보어드바이저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도입됨에 따라 개인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가 보다 쉬워 졌다. 직접 시간을 할애 해 금융기관을 찾아 가 상담을 받는 방법도 있다. 최근 많은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시대에 누구나 손쉽게 맞춤형 자산관리를 받아 볼 수 있도록 인터넷 뱅킹이나 스마트 뱅킹등을 통한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 하고 있으니 적극 활용해 보자.

앞에서 설명했듯 연기금은 단계별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해 정교한 자산배분을 통해 오랜 기간 동안 양호한 투자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개인 투자자는 개별 종목 선정과 타이밍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개별적으로 선정된 종목들이 모여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분산효과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높은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된다.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성과가 기관 투자자에 비해서 부진 해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자자 스스로 자산 배분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면 기관의 포트폴리오를 참고해 보거나 금융 기관의 상품을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 한다. 그 다음에 자산 시장과 금융 상품을 공부하면서 본인의 자산 배분 역량을 키워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스스로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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