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자영업 손실보상법, 정교한 설계 뒷받침할 수 있나

자영업자 손실보상법이 속도를 더해가는 모습이다. 이미 당정청 모두 방향은 정했고 야당도 목적 자체에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 심각한 당면 현안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은 특수하다. 전체 취업자의 25%를 차지할 만큼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배다. 게다가 상당수가 조기 퇴직과 취업난 등으로 떠밀린 생계형 창업이다. 실물경제의 바닥을 이룬다는 얘기다. 이들이 줄폐업하면 충격은 일파만파다. 저소득층에 연쇄 타격이고 사회안전망까지 흔들린다.

자영업의 한계상황은 그들의 탓만이 아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응하느라 수시로 펼쳐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장 폐쇄나 영업시간 단축과 같은 심각한 영업 제한을 당한 것도 사실이다. 감염 예방이란 공익 목적으로 강제 조치를 취했으면 그 피해 보상도 당연하다. 헌법에도 근거가 명시돼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방역 조치에도 자영업자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손실 감수를 계속 강요할 수는 없다. 이미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자영업자 일부가 정부 조치 위반을 무릅쓰고라도 가게 문을 열겠다며 저항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물론 2, 3차 재난지원금 등이 없지 않았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보상제도를 만들어 시행해야 할 상황이다.

문제는 제도 수립과 시행 과정에서 부닥칠 난관들이다. 이게 적지 않고 심지어 해결마저 어렵다. 가장 큰 과제는 역시 재정이다. 지금 거론되는 법안들만 봐도 자영업 손실 보상에 필요한 돈이 적게는 수십조, 많게는 100조원에 달한다. 그동안의 추경과는 비교도 안 된다.

안 그래도 지난해부터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다. 나랏빚은 지난해부터 거의 매달 4조원가량씩 늘어 올해 예산 기준으로 956조 원에 달한다. 마지노선이라던 국내총생산(GDP)의 40%를 훌쩍 넘긴 47% 수준이다. 게다가 세금 낼 생산연령 인구는 줄어만 간다. 기획재정부가 법제화에 난색을 보였던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결국 완벽한 해결책은 불가능하다. 애초부터 합의될 일이 아니다. 적절한 절충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절충은 논리싸움이다. 논리의 근거는 반대를 설득할 정교한 설계다. 감당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을 산출해내는 게 먼저다. 이걸 근거로 업종별·사업장별 지원 기준을 만들어내야 한다. 출구 전략을 포함한 구조조정의 역할까지 반영해야 한다.

이건 모두 각종 통계를 감안해 전문가인 행정 관료들이 할 일이다. 정치가 개입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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