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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이 양부모 문제없다” 평가문항“6년 전 처음 거 그대로 썼다”
“6년간 수만건 데이터 반영 안돼”
현장 적합한 평가문항 필요 지적

정인이 양부와 양모의 학대 사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아동학대 평가 문항’이 6년 전 처음 만들어진 이후 사후 개발이 전혀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6년간 쌓인 수만건의 아동학대 사례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장에 더 적합한 평가 문항을 새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아동학대 가해자들에 대한 조치를 하기 위해 사용되는 ‘아동학대 위험도 평가척도(학대행위자용)’을 처음 설계하는 데 참여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2014년초 ‘아동학대처벌법’이 처음 제정되면서 같은해 11월 이 평가척도를 처음 만들었고, 2015년부터 시행돼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처음 평가척도를 만들 때 2012년께 아동 학대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항을 설계했는데, 이후 6년간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평가척도 개선 작업은 아직 이뤄진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학대 현장이 6년간 매우 많이 바뀌었다는 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학대 부모와 아동을 더 빨리 분리 조치하는 최근의 흐름 역시 문항에 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동학대 위험도 평가척도는 아동학대가 일어난 현장에서 즉각 대응하는 아보전 상담원과 경찰을 위해 만들어진 초기 대응용 체크리스트이다.

앞서 지난 18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실은 정인이 양부모가 세 번의 학대 의심 신고 뒤 이뤄진 ‘아동학대 위험도 평가척도’ 평가에서 “학대 위험이 낮은 상태”로 판정됐다는 점을 공개했다. 이 척도는 부모의 학대 징후를 나타내는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총 10점 만점인데, 정인이 양부모는 세 차례 평가에서 각각 1점 혹은 2점만을 받아 ‘분리 등 조치가 가능한 5점’ 요건에 미달돼 학대 위험이 낮은 부모로 평가됐다.

1차 평가 당시만 해도 강서 아보전은 정인이 양부모에 대해 “아동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아동을 위험한 상황에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차 평가와 3차 평가에서는 상해나 위험 방치가 없다고 기재했다. 학대가 실제로 이뤄졌음에도 ‘아동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 것이다.

평가척도를 본 박명숙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치화된 평가 항목만으로 학대 상황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며 “현장에 따른 주관적인 상황이 있으니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반드시 반영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평가 항목상 아동의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도록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수 있겠다”며 “(정인이 경우처럼) 한번 신고된 아동이라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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