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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아서 몰고·주차하고…‘운전대 잡은’ 앱[미래산업 플러스]
자율주행기술팀 권정호·하남수 책임
세계 첫 자율 주차 접목된 앱 개발
이상상황땐 안전지대 찾아 무조건 정차
주차비 자동결제 서비스도 협업 계획
보험 책임 문제·민원 관련 법규 등
자율주행의 제도적 기반 우선돼야
5G 자율주차 앱을 통해 주차를 완료한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5G 자율주차 앱을 통해 인근 주차장의 빈 공간을 확인하는 모습.[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자율주행기술팀 권정호 책임(좌)과 하남수 책임(우)이 5G 자율주차 앱을 실행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이 5G로 신호등과 통신하며 자율주행 하는 모습.

#. 오전 8시 50분. 직장인 A씨가 자율주행 차 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회의 자료를 보고 있다. 회사까지 약 6분이 남았지만 느긋하다. 주차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회사 앞에 도착한 그는 차량에서 내린 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모바일 앱으로 주변 주차장의 빈 자리를 선택했다. 그러자 차량이 스스로 그 자리로 이동했다. 주차가 끝나자 “OO 주차장 지하 2층 A구역 23번 자리에 주차 완료됐습니다”라고 알람이 왔다.

영화 속에서만 가능하던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한 현실이다. LG유플러스가 선보인 세계 최초의 5G(세대) 통신 기반 자율주차 앱 덕분이다.

모바일 앱 하나면 차 스스로 주행해서 주차한 뒤 다시 부를 수 있다. 말그대로 ‘AI(인공지능) 운전기사’다. 앱 개발의 주축을 담당한 LG유플러스 자율주행기술팀의 권정호 책임과 하남수 책임을 만나 국내 자율주행 서비스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앱 하나로 자율주행·주차까지…영화 속 ‘AI 운전기사’ 현실로=LG유플러스 자율주행기술팀은 앞서 지난 2019년 LG전자와 함께 차량 원격 호출 앱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엔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LAB(에이스랩)’과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컨트롤웍스(CONTROLWORKS)’과 함께 자율 주차 기술까지 접목된 앱을 개발했다. 글로벌 시장 최초다.

이번 앱을 이용하면 사람은 더이상 주차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호출시 차량이 스스로 사람을 데리러오고, 하차시엔 스스로 주차장으로 이동해 주차까지 한다.

권정호 책임은 “5G 기반 자율주차 전반의 과정을 앱을 통해 실행하고 확인할 수 있다”며 “기존 자율주행 원격 호출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클라우드 기반의 자율주차 관제 기술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술인 실시간 주차공간 인식 시스템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주차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빈 자리 현황을 읽어낸다. 사전 학습된 AI는 CCTV 화면만으로도 빈 자리를 찾아낸다. 빈 주차공간 데이터는 5G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으로 취합돼 모바일 앱으로 전달된다.

주차장에서 일반차와 자율차가 섞여 운행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었다. 예를 들면 선택한 주차 구역에 이미 누군가가 주차를 해놨다거나, 주차장 입구에 장애물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엔 앱을 통해 이용자에게 알람이 간다.

하남수 책임은 “자율차 자체에 AI 알고리즘, 센서등이 내장돼 있어 이상상황 발생시 안전지대를 찾아 무조건 정차하도록 돼있다”며 “또한, 5G 통신을 통해 차량 자체에서 인식할 수 없는 사고 및 신호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차에 전송해 가장 중요한 안정성을 보정한다”고 말했다.

▶주차비 자동결제도 추진, 보험·보안 제도적 기반 필요=자율주차 앱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이번 시연에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향후 주차비 자동결제 서비스와도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몰에서 주차가 가능한 곳을 빨간색·초록색으로 알려주는 ‘주차 유도 시스템’과도 연동할 수 있다.

하 책임은 “주차 유도 시스템이 클라우드와 연동되면 실시간으로 해당 정보가 자율차에 전달돼 스스로 초록색 등이 표시된 주차구역으로 가게 된다”며 “스스로 빈곳을 찾아 주차하고, 출차 시 자동결제하는, 사용자 액션이 최소화된 자율주차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자율주차 앱은 일부 공영주차장을 시작으로 부분적으로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모두의 주차장’과 같이 민간주차장, 공영주차장의 정보를 모두 수집·제공하는 서비스와도 협업할 수 있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시연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미뤄졌지만, 조만간 상암 부근에서 자율주차 앱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실제 상용화까지는 아직 걸림돌이 많다. 자율주행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우선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권 책임은 “접촉 사고 시 보험 책임 문제, 일반차와 섞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민원 등에 관한 법규가 아직 없다”며 “자율주행·주차에 쓰이는 데이터 공유 보안처리에 대한 제도도 마련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교차로서 신호등 사라지고, 자동차는 여가공간으로 변화=앞으로 자율주행 및 자율주차 기술은 앞으로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하 책임은 인프라적 측면에서 가장 먼저 신호등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차들끼리 서로 통신하기 때문에 신호등 없이 운행이 가능해지고, 도로 확장 없이도 더 많은 차량이 더 빠른 속도로 운행할 수 있다”며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무방한 자율주행 레벨4를 넘어 레벨5가 시작되면, 차량 내부는 여가 공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SAE(자동차기술자협회)에 따르면 레벨4 완전자율주행은 차량 스스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비상시에도 운전자의 개입이 불필요한 수준이다. 레벨5가 되면 모든 상황에서 차량이 시스템을 제어해 운전자 자체가 필요 없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

권 책임은 교통 약자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나이가 많거나 몸이 불편해 운전을 못하는 분들도 자유롭게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며 “교통약자와 관련한 자율주행 서비스가 각광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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