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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大家의 포트폴리오②] ‘리틀버핏’ 빌애크먼, 집중투자로 ‘대박’ [인더머니]
투자원칙 4개, 주식도 7종목만
코로나 전 CDS로 100배 수익
16년간 누적수익률 1112%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인 지난해 금융시장에서 이목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을 들라면 헤지펀드인 퍼싱스퀘어 매니지먼트의 빌 애크먼(Bill Ackman) 최고경영자(CEO)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작년 2월 27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들여 이의 100배 수준인 26억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었다. CDS는 부도시 약속된 이율의 보상금을 돌려받는 일종의 보험상품인데, 코로나19 위기 직전 기업들의 파산에 베팅한 것이 적중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퍼싱스퀘어 펀드는 70.2%의 수익률이란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2004년 설립 이후 누적 수익률을 따져보면 1112%(작년 8월 현재)에 달한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335% 성장했는데, 이보다도 큰 격차로 높은 수준이다.

빌에게도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버드대 졸업 후 세운 고담 파트너스는 큰 손실을 낸 뒤 설립 11년 만인 2003년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이후 퍼싱스퀘어로 재기를 모색, 상승가도를 달렸지만 2015~2016년 뉴트리션 기업 허벌라이프와 제약업체 밸리언트 투자로 막대한 손해를 입기도 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때를 아주 힘들고 자기를 성찰하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를 통해 다시 한번 기업에 대한 투자 원칙을 가슴에 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는데, 석판으로 새겨 전 직원 책상에 올려놓았다는 이 원칙은 ▷간단하고 예상 가능한 기업에 투자할 것 ▷잉여현금흐름이 발생하고 시장지배력이 있는 회사일 것 ▷진입장벽이 높으며 자본 대비 수익률이 높은 기업 ▷외부 리스크의 충격이 적고 재무구조가 탄탄할 것 등이다.

원래 행동주의 투자자(경영개입으로 기업가치를 올려 수익을 내는 투자자)로 잘 알려진 빌은 퍼싱스퀘어가 부동산 업체인 하워드 휴즈의 최대 주주에 오르면서 투자 방식에 변화가 찾아왔단 평가를 받았다. 기업 사냥꾼의 이미지를 벋고 한 기업을 지주회사로 다른 회사의 지분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이른 바 워런 버핏의 방식을 그가 따르는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 때부터 그는 ‘리틀 버핏’이란 닉네임을 갖게 됐다.

빌의 주식 포트폴리오에는 단 일곱 종목만 담겨있다. 홈 하드웨어 업체인 로우스 컴퍼니(23.3%, 작년 3분기 기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식품 기업인 치폴레 멕시칸그릴(16.4%), 버거킹 등을 운영하는 레스토랑 브랜즈(16.4%), 과학솔루션 기업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14.0%). 힐튼(12.9%), 스타벅스(9.9%) 등 주로 소매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5400만달러(약 600억원)의 자본으로 시작된 퍼싱스퀘어는 현재 88억달러(약 9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헤지펀드로 성장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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