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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칫덩어리 이산화탄소를 ‘반도체 소재’로 바꾼다!
- 현택환 IBS 연구단장, 반도체 뭉친 거대구조를 세계 최초 이산화탄소 전환촉매로 활용
반도체 클러스터의 응집 거대구조 형성 과정 모식도.[IBS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를 유용물질로 전환하는 신개념 기술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은 원자 26개로 구성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반도체를 개발하고, 이를 촉매로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유기물질로 전환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는 물론 환경오염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물질로 폭넓은 활용이 기대된다.

최근 나노과학 분야에서는 덩어리(bulk) 상태와는 다른 새로운 물리‧화학적 성질을 가진 수십 개의 원자로 구성된 클러스터의 제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클러스터는 기존 나노입자보다 작으면서도 정확한 개수의 원자로 구성되어 원하는 물성을 정확히 구현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는 다양한 응용 가능성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까지는 상온 및 공기 중에서 불안정하여 응용 사례가 전무했다.

연구진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정성 개선을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먼저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 싼 리간드(ligand)에 주목했다. 클러스터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의 단일 자리 리간드를 이중 자리 리간드로 대체했다. 두 손을 마주잡는 것이 한 손으로 잡는 것보다 더 견고한 것과 같은 원리다.

이후 온도를 서서히 올려가며 나노입자를 합성하는 방식인 승온법으로 망간이온(Mn2+)이 치환된 13개의 카드뮴셀레나이드 클러스터 (CdSe)13와 13개의 아연셀레나이드 클러스터(ZnSe)13 를 합성했다. 이렇게 합성된 클러스터 수십 억 개를 2차원 또는 3차원적으로 규칙성 있게 배열해 거대구조를 만들었다.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는 공기 중에서 30분이 지나면 그 구조에 변형이 일어났지만, 연구진이 합성한 새로운 거대구조는 1년 이상 안정성을 유지했으며, 발광 효율 역시 기존에 비해 72배 향상됐다.

연구진은 같은 방식으로 원자 단위에서 카드뮴과 아연을 섞어 26개 원자로 이뤄진 카드뮴-아연 합금 셀레나이드 클러스터를 합성하고, 클러스터를 뭉쳐 거대구조를 구현했다. 이어 이를 촉매로 활용하면 온화한 조건서도 이산화탄소를 화장품 및 플라스틱의 원료물질인 ‘프로필렌 카보네이트’로 변환하는 반응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현택환 IBS 나노입자연구단장.[IBS 제공]

현택환 단장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반도체 클러스터를 상온 및 공기 중에서도 안정적인 거대구조로 구현하고, 이를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변환하는 촉매로도 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반도체 클러스터의 조성을 26개의 원자 내에서 정밀하게 조절하여 전혀 새로운 성질을 가진 반도체 물질을 구현해 향후 미래 반도체 소재를 발굴하는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 1월 19일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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