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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짬짜면은 안돼”…안철수·김종인 겨냥 ‘중도 논쟁’
나경원 “중도, 허황된 이미지” 비판
김선동·오신환 “중도 놓치면 필패”
羅 선거전략 발언, 오발탄 될 수도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등록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가 때 아닌 ‘중도’ 논쟁으로 첫 발을 뗐다. “중도인 척 하지 않겠다”는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의 발언에 국민의힘 안팎이 들썩이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서울시장 선거는 ‘중도층 확장’이 주요 승리 전략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산토끼(중도층)보다 집토끼(보수층) 결집에 초점을 맞춘 나 전 의원의 전략이 얼마만큼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나 전 의원의 발언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오발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18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의 발언)은 아마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했을 테지만, 총알은 정작 김 위원장을 향해 날아갈 수도 있다”며 “8개월 이상 국민의힘의 중도 확장을 추진해온 김 위원장을 비판하는 ‘노선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중도로 가야한다는데, 중도는 허황된 이미지”라며 “우파 정당이 중도인 척하고 왔다갔다하면 표가 오지 않는다”고 소신 발언을 내놨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중도’를 ‘짬짜면’에 비유하며 “시대에 따라 때로는 좌가 옳기도 하고, 또 때로는 우가 옳기도 하지만 둘을 섞어버리면 이도 저도 아니다”고 했다.

대다수 국민의힘 후보들이 중도 표심 공략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 역시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부터 중도층을 겨냥한 각종 정책을 내놓는가 하면, 호남지역을 찾아 ‘무릎사과’를 하는 등 외연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나 전 의원의 발언이 국민의힘 내 노선 갈등에 다시 불을 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도 포기론’이 불거질 경우 본선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서울시장 도전장을 던진 김선동 국민의힘 전 사무총장은 헤럴드경제에 “선거는 지지층만 결속시켜서는 이길 수 없다”며 “보수 지지층을 확고히 하고 중도까지도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인데 중도를 포기하는 듯한 발언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했다. 오신환 전 의원도 전날 “나 전 의원의 주장은 ‘필패선언’”이라며 “국민들은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데 나 전 의원처럼 ‘빠루 들고 돌격 앞으로’를 외치면 당은 본선은 물론 안철수와 단일화 경쟁에서도 참패하게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의 발언이 선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 평론가는 “중도층은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옅어질 수밖에 없다”며 “보궐선거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고, 정치 관심층 위주로 투표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만은 않다”고 관측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나흘간 경선 후보 등록 접수를 받는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 전 의원의 ‘2강’ 구도로 요약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내 경선이 시작되면서 일단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차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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