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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비전’을 보여주시라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주자들끼리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에 힘입어 야권에서만 출마를 선언한 주자들이 10여명에 이른다. 야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크게 두 전선으로 형성돼 있다. 먼저 국민의힘에선 ‘대선급’ 거물정치인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안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 여부가 야권 승리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또 하나의 전선은 ‘빅3’로 불리는 이들 세 주자와 야권의 나머지 군소 주자들을 가르는 것으로 야권의 이른바 ‘잃어버린 서울시정 10년’ 책임론을 둘러싸고 만들어졌다. 서울시장에 처음 도전하는 야권의 또 다른 주자 대부분은 안 대표와 나 전 의원, 오 전 시장 등이 3차례에 걸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당선에 큰 책임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2011년에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 문제로 자진사퇴함으로써 박 전 시장에게 문을 열어줬고, 그해 안 대표는 박 전 시장에 당시 민주 진영 단일 후보 자리를 양보함으로써 당선을 도왔으며, 나 전 의원은 박 전 시장과의 선거에서 패해 서울시장 자리를 지키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와 나 전 의원, 오 전 시장 중 야권단일화가 이뤄져도 누가 됐든 본선에서 책임론을 피해 갈 순 없다는 얘기다. 그럼 이 세 후보들은 ‘대선급’ 중량에 맞게 자신들의 과거 책임론을 뛰어넘을 국가 경영과 서울시정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현재로선 이렇다 할 답은 보이지 않는다. 비전은 뒷전이고 ‘단일화’ 선기를 잡기 위한 정치공방만 부각되고 있다. 단일화 논의가 비전의 경쟁, 대국민 설득경쟁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합당·입당 등 정치적 셈법과 서로 정치적 약점만을 부각시키는 설전만 국민에게 보이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해 말 서울시장 보선 출마선언에서 ‘야권단일화’와 ‘정권심판’을 내세웠다. 나 전 의원은 13일 출사표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겐 이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했다가 안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세 후보는 출중한 경력을 쌓아왔지만 그에 걸맞은 지도자로서의 선명한 비전과 콘텐츠, 이미지를 국민에게 각인시켰다고는 보기 어렵다. 석 달여 남겨둔 이번 선거전에서도 세 주자 모두 현 정부에 대해서뿐 아니라 서로에게조차 ‘반정립’으로서 존재 이유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현 정부가 안 되는 이유, 상대 후보가 야권을 대표해선 안 되는 이유만을 내세우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단지 이 세 사람뿐 아니라 보수 진영 전체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한국갤럽의 최근(12~14일 조사) 여론조사에선 정권교체를 바란다는 응답이 47%로 ‘현 정권 유지’ 39%보다 높았다, 그러나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4%, 국민의힘 23%로 여당이 높았다.

문재인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정권교체를 바라지만 현재 야당이 집권여당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가졌는지에는 확신하지 못하겠다는 얘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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