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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이 벌벌, 大신기전 만든 반남박씨…열하일기도 냈다
항공우주硏, 대신기전 개발자 ‘박강’임을 밝혀
박세채 동국18현 배향, 박영효 태극기 첫 사용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조선의 로켓 무기인 ‘대신기전(大神機箭)’은 동아시아 최고 무기로 여진족을 제압하는데 활용됐지만, 당시 조선과 명나라 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정도로, 동아시아 강국 중 하나인 명나라 조차 두려워 하던 것이었다. 대신기전은 길이 5.6m, 무게 4~5kg, 비행거리 약 1km인 세계 최초 2단형 로켓이다.

2012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대신기전을 박강(?~1460)이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남도 명문가 반남(나주)박씨 가문에서 난 박강은 대신기전 개발에 성공한 1445년(세종27년) 당시 39살이었으며, 무기체계를 연구개발,관리하는 군기감의 책임자인 군기감정이었다. 세종때 이 기관의 ‘정’은 3품 당상관, ‘부’는 4품이었다.

반남박씨 부솔공파 종택과 신기전 복원 발사 장면

세종때 대대적인 군사기술 개선작업이 진행돼 고려말 최무선의 주화(走火)를 개량해 소,중,대신기전과 대신기전을 개량한 산화신기전이 만들어졌고, 북부 3군6진 지역에 2만4930기가 배치됐다. 박강은 해당 직책을 마친 이후에도 세종대왕으로부터 제작 지시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임금 대에 명나라의 눈치를 보느라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지만, ‘병기도설’이라는 책에 상세 제작 자료가 남아, 현대에 들어 복원한 후 검증발사가 여러차례 이뤄졌고, 영화로도 제작됐다.

박강의 대신기전 기술을 기반으로 후대 군신들이 자주국방을 공고히 했더라면, 16~20세기에 이르는 우리 역사에서 삼전도의 굴욕, 을사늑약 등 치욕적인 순간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신기전은 자주국방의 중요성, 국방과학의 선진화를 일깨우는 대표 아이콘이다.

비취재의 품격 [남도일보 제공]
반남박씨(부솔공파)의 소박하고 정갈한 종중사무소

박강의 반남박씨 가문은 여러 파로 나뉘어 번성하면서, 동국18현으로 문묘에 배향된 박세채, 열하일기의 박지원, 소설가 박완서, 현직 문체부 장관 박양우 등으로 이어졌다.

신라를 건국한 박혁거세왕의 후손 박응주(1204~?)가 고려 때 영산강 일대 반남 호장을 지내며 반남박씨 시조가 되었다.

6세 박은은 아버지 박상충이 고려말 정몽주, 이색 등과 얽혀 유배됐다 사망한뒤 이색의 집에서 자라다 자수성가로 삶을 개척하던 중, 조선 태종을 도운 공을 인정받아 반남군에 책봉됐고, 좌의정까지 올랐다.

박강은 7세손인데, 세종~세조 때까지 국방 분야에 공을 세우며, 황해도절제사에 오르고 금천군에 봉해졌다.

1단로켓포 중신기전(항공우주연구원)과 대신기전의 업그레드버전인 2단로켓 산화신기전의 재연 발사장면(고양시).

필법이 굳세고 아름다우며 결구가 정밀한 송설체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9세 박용은 박강의 손자로, 인종을 사위로 삼으면서 금성부원군(인성왕후의 아버지)에 올랐다.

여러 갈래 분파 과정이 진행된 가운데, 13세 박동윤(1561~1593)은 세자부솔(왕세자 호위 관직)을 역임한뒤, 부솔공파 종가를 열고 영암에 새 터를 잡았다.

반남박씨 다른 파로는, 좌의정까지 올랐던 15세 박세채(1631~1695)가 조선 예학에 정통하여 ‘육례의집’ 등 저술을 남겨 동국 18현으로 문묘에 배향됐다. 박지원(1737~1805)은 ‘열하일기’를 지은 실학파의 거두이고 박영효(1861~1939)는 개화당을 조직하고 태극기를 처음 사용했다.

대제학, 좌의정에 오르며, 개화운동의 선구자가 된 박규수(1807~1877), 한국 의사1호 박계양, 연극인 1호 박승희도 모두 반남박씨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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