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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열병 나비효과(?)…식품주 부진 속 홀로 웃은 CJ제일제당 [株포트라이트]
곡물가격 급등세에 음식료주 부진한 주가 흐름
CJ제일제당 2주 연속 주간상승률 플러스 기록 대조
비비고 열풍 속 바이오 사업 개선세 주목
돼지열병 이후 급감한 돼지 사육 두수 정상화 수순…사료용 아미노산 슈퍼사이클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CJ제일제당이 주요 식품주와 다른 주가 행보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가공식품의 호조세 속에 배합사료와 사료첨가제 등의 바이오 부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비비고’ 열풍…미국에 추가 생산 기지 확보

CJ제일제당은 대중적으로 비비고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K만두' 열풍을 이끌며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의 벽을 깼습니다. 자동차, 반도체의 제조업이 아닌 식품업계에서 단일 품목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CJ제일제당은 이에 최근 탄력을 받은 비비고에 대한 대대적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56만㎡ 규모의 생산기지 부지를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CJ제일제당 측은 이번 부지 확정으로 미국 내 서부, 동부, 중부에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를 갖춰 중장기 수요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캘리포니아(서부)와 뉴욕·뉴저지(동부)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생산라인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비비고 만두'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곡물가격 상승…제품가격 인상까지는 시간이 필요

비비고 브랜드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은 또 다른 부담입니다. 대두와 소맥,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음식료주에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근월물 국제 옥수수 선물가격은 최근 석달간 36.5% 급등했으며, 대두는 37%, 소맥은 12.9% 상승했습니다.

원재료 상승에 따른 부담은 제품 가격 상승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당장 가공식품의 가격을 올리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음식료주의 주가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제품 가격 인상 기조가 본격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국내 두부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풀무원이 대두가격 폭등세를 이유로 두부와 콩나물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지만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기까지는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입니다.

부진한 식음료 주가…CJ제일제당 상반된 행보 눈길

이런 이유로 최근 주요 식품주들의 주가 움직임은 지지부진합니다.

농심과 오뚜기, 오리온, 삼양식품 등은 새해 종합지수가 폭등한 가운데서도 주가는 소폭 하락해 있습니다. 두부 가가격 인상을 단행한 풀무원 정도가 8.8% 가량 올라 있습니다. 이처럼 식음료업종의 주가가 대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상반된 행보를 보였습니다. 새해들어 2주 모두 주간 상승률에서 플러스를 기록했습니다. 첫주에는 13.52%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지난 주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대거 식품업계에 대한 리포트를 쏟아 냈는데, 이를 종합해보면, 코로나19에 따른 내식 소비의 지속으로 가공식품의 영업이익이 고르게 개선되는 점과, 바이오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이 꼽혔습니다.

가공식품의 안정적 성장…바이오 사료 슈퍼사이클이 새로운 동력

코로나19 이후 가공식품의 소비가 크게 늘어난 점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결국 향후 주가의 키를 쥐고 있는 건 바이오 부문의 가시적인 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식품 기업에게 바이오사업이 생소할 수 있지만, CJ제일제당은 배합사료와 사료첨가제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사료용 아미노산 사업에서 친환경 바이오 발효공법을 통해 라이신, 쓰레오닌, 트립토판, 발린 등 8대 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부문의 실적 개선이 점쳐지는 데는 중국에서 발병했던 ASF(아프리카 돼지열병)의 나비효과 때문이라 합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확산한 ASF 영향으로 2019년 돼지 사육두수가 전년 대비 각각 20% 이상 급감했지만,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따라 2020년 이후 돼지 사육두수는 평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중국 농업부는 ASF로 급감한 돼지사육두수를 올해 말까지 정상화 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배합사료시장이 올해 20%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증하는 사료 생산량에 따라 사료용 아미노산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과 중국의 사료 생산량 급증이 맞물려 중국 내수 곡물 가격도 상승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축산업체들이 아미노산의 대체재인 옥수수와 대두박 등 곡물을 사용할 유인이 줄어들고 있어 사료용 아미노산의 수요 증가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중국 돼지사육두수 확대와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사료용 아미노산의 슈퍼사이클(Super

Cycle)이 시작되고 있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4385억 원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지난해 예상치인 3250억원 대비 35% 가량 성장이 전망되는 대목입니다. 최근 한 달 사이 나온 CJ제일제당 리포트의 평균 목표가 컨센서스는 57만4000원입니다.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높은 62만원의 목표 주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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