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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②]주군 뒤에 숨겨진 ‘페북무사’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통상 인구 100만 전후 대도시 지자체장은 페이스북, 블로그관리,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을 할 여유조차 없다. 특히 코로나 '19로 온택트 시대에 유일하게 소통창구로 활용되는 페북은 이들에게 어쩌면 유일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온택트 시대라고 하지만 대설주의보, 한파주의보, 민원현장을 다녀야하는 지자체장에겐 1년 365일이 결코 숨돌림 틈 없이 바쁘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개팀으로 온라인을 관리한다. 염태영 수원시장 페북팀과 염태영 개인 페북팀이다. 시 공식 블로그나 페북, 카카오톡 친구 등 공식 창구이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 등 별다른 문제가 없다. 다만 염태영 수원시장 본인이 직접 작성한것이냐 아니냐는 시민들에겐 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백군기 용인시장, 은수미 성남시장도 마찬가지다. 은 시장은 다른 지자체장 들과 달리 직접 쓴 글을 많이 올린다. 핑꼬와의 즐거운 시간 등도 올리고 이따금 읽어던 좋은 책들을 소개한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자신의 SNS을 관리하는 직원을 뽑았다.

영화 검객의 스틸이미지

무협 영화를 보면 옛날 왕이 공격당할때 천정 지붕이나 병풍 뒤에서 호위무사가 나타나 왕을 보호하는 장면이 심심치않게 나온다. 검객이지만 요즘엔 펜객이 대세다. 그림자무사로 펜객 무사라는 호칭이 어울릴 듯 싶다. 이들은 언론인 출신을 선호하지만 ‘품귀’ 현상에 실력있는 사람에겐 고(高) 월급을 줘야해 망설인다. 그렇다고 글만 잘 쓴다고 페북 관리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에겐 코디네이터가 따로있다. 어떻게 보면 코디네이터가 최종 결정권자 일 수 도 있다. 궁지에 몰릴때 다른 이슈를 터트리고, 정책 결정에도 깊게 개입한다. 이미지 관리를 하고, 공격할때와 방어할때 의상도 다르게 입힌다.

나는 이걸 폴리틱 코디네이터(politics+Coordinator·내가 만든 용어·폴리코)라고 부르기로했다. 나의 최고 관심 분야다. 하지만 주군을 잘 만나야 폴리코는 힘을 받는다. 악마같은 주군을 만나면 폴리코 역시 악마 호위무사가 된다.

차기 대선일이 1년 3개월 쯤 남았다. ‘잠룡인지 잡룡인지’ 구별도 안가는 별 정치인이 판을 친다. 국민들은 관심 1도 없는데 출마선언을 하고, 세를 부풀린다. 페북무사들은 엉터리 주군을 만나면 힘든 나날을 보내야한다. 흥행 돌풍과 인지도, 정책선명성 등을 강조해야하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이들에겐 주군 다운 주군을 만나는게 행운이다. 잡룡을 만나면 피차 피곤한 일만 남을 뿐이다.

서울·부산시장 유력 출마자들이 줄을 잇는다. 차기 대권까지 흥행에 열기를 더한다. 콜리코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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