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완치 후에도 구치소 가야…불안”

他교정시설 이감 후 확진 사례도

사동 청소 지원한 수용자도 확진

“구치소, 확진자 격리·소독 철저히 해야”

동부구치소 지속되는 확진…가족들은 ‘불안’
서울동부구치소.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다행히 나아서 음성 판정을 받아도, 또 구치소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잖아요. 감염 상태에서 완치된 뒤 다시 위험한 곳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불안합니다.”

서울동부구치소 내 집단 감염이 지속되면서 수용자 가족들도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부구치소 수용자 중 과밀 수용 완화를 위해 서울남부교도소로 이감됐던 수용자가 있는데요. 지난 15일 그중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동부구치소에 있을 당시 음성이었는데 말입니다.

아울러 지난 14일에는 동부구치소 9차 전수검사에서도 남성 수용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가 5명 추가되면서 15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교정시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54명으로 늘었는데요. 교정시설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12일 이후 사흘 만이라고 합니다.

동부구치소는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돼 있습니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나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모두 양성으로 판정을 받으면, 중증일 경우 외부 병원이나 경기 이천의 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에 갈 수 있는데요. 경증의 경우 외부 병상 확보가 쉽지 않아 생활치료센터인 동부구치소를 이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동부구치소 수용자들 중 일부가 동부구치소에 다시 수용되기도 하는 것이죠.

치료 결과 호전돼 음성 판정을 다시 받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 다시 수형자들은 동부구치소에 수감되게 됩니다.

동부구치소 지속되는 확진…가족들은 ‘불안’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모습. [연합]

문제는 동부구치소 내 확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이겨내고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다시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공간’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가족들 입장에서는 아찔한 것이죠.

한 재소자 가족은 “양성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으러 간다는 소식에도 조마조마했는데, 음성 판정 이후 다시 동부구치소 내로 들어간다고 하니 더 조마조마하다. 얼른 동부구치소가 코로나19의 위험에서 벗어났으면 한다”는 말을 전해오기도 했습니다.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쯤부터 동부구치소 내 확진자 격리동인 9층 사동 청소부로 일한 수용자가 최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이 분은 동부구치소 안에서 진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는 계속 음성 판정을 받았고, 지난 4일 서울남부교도소로 이감됐는데요. 이감 직후 진행한 검사에서 확진 결과를 받아 현재 독방에서 격리된 채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동부구치소가 감염 위험이 높은 격리동 청소를 ‘가석방 인센티브’를 빌미로 재소자에게 맡겼고, 자원한 수용자가 이 일을 한 뒤 양성 판정을 받게 된 것이죠. 물론 격리동 청소 때문에 감염이 됐는지는 100%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수용자 가족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죠.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에서 완치된 이들을 향후 동부구치소 내에서 어떻게 관리할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확진자와 비확진자 격리를 분명히 하고, 소독을 한다면 감염세가 멈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