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툭하면 튀어나오는 이익공유제] MB·朴에 이어 文정부까지…도돌이표 ‘이익공유제’ 도마위
여당 중진들도 “현실성 없어” 우려 전달
야당·경제계는 “이익 다 가져간다” 반발
지난 정권도 거센반대 무딪혀 결국 무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난극복 K-뉴딜위원회 국난극복본부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낙연 대표가 ‘이익공유제’를 제안하며 본격적인 논의에 나섰지만, 당 안팎의 반발로 오히려 ‘사면초가’에 몰리는 모양새다.

앞선 정권에서도 강한 반발에 부딪혔던 ‘이익공유제’를 두고 경제계와 야권은 “사실상 증세”라며 반발하고 있는 데다가,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자발적 참여’ 발언을 두고 “현실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14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중진을 포함한 다수 의원은 전날 당 지도부에 “이 대표가 제안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목표 설정이나 이익 공유 방식은 강제해서는 안 된다. 민간의 자유 선택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강제성 없이는 사실상 정책적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앞서 중대재해법 통과 과정에서 기업들의 반발이 극심했던 점 등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면서도 “어려운 시기에 이익을 낸 기업들에 이제 와서 ‘이익을 기부하라’고 하면 어느 기업이 참여하겠나. 코로나19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데 우선 돈을 기부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 소속 의원들은 이 대표의 ‘자발적 참여’ 구상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5선의 이상민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 대표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실효성의 담보가 안 된다. 이익 또는 손실의 산정도 형평성 시비 논란이 생길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의원도 “이익공유제에서 자발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그리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자발적 이익공유제’에 대한 비판은 당밖에서도 만만치 않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말로는 국민통합을 외치며 기업과 고소득자에게 선의나 구걸한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국민의힘과 경제계는 “사실상 법인세 인상”이라는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최고 수준의 법인세를 내고 있는데, 더 내라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어려운 시기에 이익을 냈는데 이를 다 가져간다면 누가 경영 활동에 열의를 갖겠느냐”고 했다.

당 안팎의 반발에도 이 대표는 전날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및 재정정책 TF’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특히 플랫폼 기업을 직접 거론하며 “자영업자의 마진율을 높이거나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TF 단장을 맡은 홍익표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발적 참여가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지적에 “우리 기업을 너무 야박하게 보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는 지난 정권에서도 매번 극심한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 2011년에는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초과이익공유제’ 구상을 발표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했지만, 강한 반발에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해 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높였지만, 실효성 논란 끝에 결국 폐지ㆍ축소됐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에 ‘협력이익공유제’라는 형태로 다시 포함되며 논의가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한 것은 기업에 대한 규제 이미지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당장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압박을 피하고 선거를 앞두고 경제 회복 이미지를 주기 위한 구상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너무 많아 오히려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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