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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한 속 ‘내복 아이’ 母, 딸 돌보려 근무시간 줄이려 했다

지난 8일 오후 5시40분께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편의점 앞에서 내복 차림으로 떨고 있다 행인에게 발견된 여아의 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 8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길거리에서 혹한에 내복 차림으로 발견된 여아(만 4세)의 어머니가 딸을 돌보기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모 A(26)씨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서울 강북구 내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주5일 하루 8시간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며 생계를 이어 가는 중이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 전일제 자활근로를 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기 버겁다며 관계기관에 반일제 근무로 직무를 옮길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담당자로부터 반일제 직무를 맡게 되면 급여가 크게 줄고 새로운 직무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받은 뒤 직무를 변경할지 고민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젊고 근로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조건부 수급자’로 분류돼 일하지 않으면 수급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 급여는 월 140만원가량으로, 하루 4시간만 일하는 반일제 근무로 전환하면 급여는 절반 수준이 된다.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는 “생계를 챙기려면 아이가 방치되고, 아이를 챙기려면 생계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여러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어머니가 조금 더 힘들더라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자 그런 문의를 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A씨의 딸 B양은 지난 8일 최저기온 영하 18도의 혹한 속에 내복 차림으로 한 편의점 앞에서 서성이다 발견됐다. B양은 당일 아침 A씨가 출근한 뒤 9시간가량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집에 혼자 있었으며, 잠시 밖에 나왔다가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전에도 B양이 혼자 거리를 떠도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에 따라 A씨를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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