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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설에 배달까지 갔는데…돌아온건 별점 테러” 사장님의 울분! [IT선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나쁘지는 않은데 특색이 부족해서 다음부턴 안 시킬듯.”(배달앱 별점 3점을 부과한 리뷰)

“폭설에 열심히 직접 차로 배달했는데 돌아오는 건 별점 테러네요. 분명 메뉴 설명을 적어놨는데 읽지 못하시곤 테러를…허무합니다.”(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자영업자의 글 일부)

갑작스런 폭설과 한파로 며칠간 배달서비스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일부 고객의 황당한 ‘별점 테러’가 자영업자들을 힘겹게 하고 있다. 적어놓은 상세 설명을 확인하지 못한 채 가게를 탓하고, 심지어는 치킨에 특색이 없다며 낮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코로나19로 배달 장사가 필수가 돼버린 시대에서 별점은 가게의 생사와 직결된다. 억울하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친절하게 응대할 수밖에 없다. 이에 다수 소비자들은 “이용자들도 배달 문화에 걸맞는 매너를 갖춰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치킨에 특색이 없다며 3점을 준 배달앱 소비자. 경쟁이 치열한 자영업자들에게 별점 4점대 유지는 사활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네이버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특색이 부족한 치킨…3점”, 사장님 “리뷰가 오디션 프로냐”

최근 관련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한 자영업자는 “상세설명에 메뉴 설명을 적어놨음에도 (본인이) 안 읽고 주문하고선 (별점) 테러를 했다”며 “토핑 빼실 분은 요청사항에 적어달라고 까지 했는데 요청도 안했다”고 한탄했다.

갑작스런 폭설로 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직접 자신의 차로 배달을 갔던 사장님은 “일하기가 싫어진다”고 낙담했다.

[네이버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치킨이 나쁘진 않았지만, 특색이 부족해서 낮은 점수를 준 고객도 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 치킨을 시킨 한 고객은 “나쁘지 않은데 특색이 부족해서 다음부턴 안 시킬듯”이라며 3점을 줬다. 이에 사장님은 “리뷰란 맛, 배송, 서비스 등을 총평하는 의미로 부여하는 것”이냐며 “오디션 프로그램이냐”라고 반문했다.

별점 1점은 아니었지만, 배달앱에서 4점대 이상의 별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사장님 입장에서는 황당한 이유로 테러를 한 것과 마찬가지 때문이다.

자신이 주문을 실수해놓고 가게를 탓하는 유형도 있다. 한 주문자는 “짜장 1개와 짬뽕 1개를 주문하려 했는데 짜장 2개를 잘못 클릭했다”면서 “짜장 2개를 시키는 사람이 어딨냐, 못 알아챈 사장님이 센스가 부족하다”라는 황당 리뷰를 남겼다.

[커뮤니티 캡처]

상식에서 벗어나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한 이용자는 치킨을 1마리 시킨 후 요청사항에 “7명이서 먹을거니 많이 달라”고 적었다.

이외에도 자신이 주문을 잘못해놓고 가게 사장님이 센스가 없다며 탓하는 사람이나, 자신이 지역에 오래 살았음을 드러내며 엄포를 놓는 고객 등 다양한 부류의 ‘진상’ 손님이 있었다.

▶배달 필수 시대…“별점에 가게 생사 걸려”

그러나 이같은 ‘진상’ 고객에도 매장 사장님은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친절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식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매장이 아닌 배달 주문이 핵심 매출원이 됐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 배달 라이더가 이동하는 모습. [연합]

경쟁이 치열한 배달 앱 환경에서 소비자들의 리뷰와 별점은 거의 절대적이다. 좋은 리뷰와 별점을 유지해야만 계속해서 새로운 고객을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진상’ 고객들이 부정적 리뷰와 낮은 별점을 주게 되면, 가게 평점과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노출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이같은 ‘진상’ 고객의 만행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분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가게 사장님들도 허위·진상 고객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리뷰에 터무니없는 요청사항을 증명할 수 있도록 사장님들도 사진을 게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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