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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면접원·ARS, 누구 지지하세요?”…여론조사를 ‘여론조사’ 해볼까
한국갤럽 등 속한 한국조사협회 “ARS는 비과학적” 비판
리얼미터 등 한국정치조사협회 “전화면접은 다 맞느냐”
리얼미터, 한길리서치 등이 속한 한국정치조사협회(KOPRA)와 한국갤럽, 칸타코리아 등이 속한 한국조사협회(KORA)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국내 여론조사기관들은 크게 두 집단으로 나뉘어있다. 자동응답(ARS) 방식의 여론조사를 ‘비과학적’으로 규정하는 한국조사협회(KORA) 소속 기관들과 ARS의 효용성을 인정하는 한국정치조사협회(KOPRA)다. ARS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한국조사협회엔 한국갤럽, 한국리서치, 칸타코리아, 케이스탯리서치,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등이 소속돼있다. 이들 협회는 지난 2014년 ARS 조사를 수행하지 않기로 결의까지 한 바 있다. ARS는 성별·연령 등을 거짓 응답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고 응답률도 매우 낮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이사는 “전화면접 조사와 ARS의 결과가 크게 엇갈린 이번 신년 여론조사를 보면서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현재 여론과 민심이 어떤지 진단하는 건 국가적으로 참 중요한 사안인데 (신뢰도가 떨어지는 ARS 조사로) 정책적·정치적 오판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RS 조사의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공공성이 짙은 조사는 조금이라도 더 과학적인 방법에 근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ARS 조사가 전화면접 대비 ‘샤이 보수’를 더 잘 반영하는 장점이 있다는 해석에도 그는 고개를 저었다. “ARS의 장점이라고 나오는 말들은 단지 ‘가설’이고 ‘주장’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전화면접이든 ARS든 어떤 조사방법론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공공성이 짙은 조사라면 조금 더 과학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ARS 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국정치조사협회 회원사들은 이들의 주장을 반박한다. ARS가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번호를 직접 누르는 식의 비밀투표 방식인데다 조사 진행 과정이 빠르고 전화면접 대비 비용이 저렴하다는 등의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갤럽같은 미국 여론조사 회사들이 ARS 조사를 안 하느냐. 미국에서도 다 한다”며 “전화면접만이 옳다는 ‘신화’는 실제 선거 결과로도 다 반박이 됐다”고 말했다. ARS 역시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실사 및 통계과정에서 보완을 거치면 충분히 효율적인 조사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1990년대 중후반 ARS 업체가 난립하면서 검증이 안되고 신뢰도를 떨어뜨렸던 적이 있던 건 사실”이라며 “지금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규제와 가이드를 다 만들어놨기 때문에 그것을 준수하지 못하면 (언론) 공표조차 안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정치조사협회는 리얼미터, 한길리서치, 조원씨앤아이 등이 회원사로 소속돼있다.

전화면접조사 기관과 ARS를 위주로 하는 조사기관 둘 다 몸담은 경험이 있다는 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ARS가 무용하다고 주장하려면 전화면접만으로 유권자 민심을 다 대표할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하는데 역사적으로 전화면접도 많이 틀린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뭐가 더 맞고 뭐가 더 안맞냐는 논쟁보다는 두 조사의 효용성을 따져서 같이 해석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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