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특법’도 野 반대로 법사위 계류

여야 지도부가 오는 8일 본회의를 열어 주요 민생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지만, 여전히 주요 법안 중 상당수가 여야 간 갈등 탓에 논의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협약 중 하나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 비준 동의안 등 3건은 외통위 법안소위에서 논의되지 못하며 오는 8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여당 측 외통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실제 ILO 비준이 이뤄져야 EU 측이 제기한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야당 측 위원들에게 비준 동의안 통과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입장을 수차례 전달했지만, 앞선 개정안 등을 여당이 강행 처리했다는 이유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한국이 ILO 핵심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규정한 FTA 조항을 위반했다며 지난 2019년 분쟁 해결절차를 개시했다. 이 때문에 정부ㆍ여당은 노조법과 공무원 노조법, 교원 노조법 등 ‘노조3법’을 단독 처리하며 “EU와의 분쟁 소지를 없애게 됐다”고 평가했지만, 정작 비준 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하며 EU와의 마찰은 계속될 위기에 놓였다.

당 지도부가 직접 언급하며 빠른 처리를 강조했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아특법)’ 역시 법사위에서 발목이 잡혔다. 지난달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이병훈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아특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법사위 체계ㆍ자구 심사 과정에서 야당의 반대로 논의는 시작조차 되지 못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아특법을 ‘광주법’이라고 폄훼하며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반대로 일관했다”며 “지난해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일부 위탁 운영을 하기로 했던 법 탓에 지난해 처리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야당이 ‘합의된 법안만 처리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