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모자 쓴 사람)가 7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신주희 기자/joohee@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강승연·신주희 기자]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마약을 투약했다는 혐의로 재구속 위기에 처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3)씨 관련 의혹이 국내 최대 마약 조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경찰은 국내 마약 공급책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이들을 지휘하며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한 이른바 ‘마약왕’을 국내에 송환해 관련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서울서부지법은 7일 오전 황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황씨의 구속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결론은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황씨는 이날 오전 9시54분께 법정에 도착했으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갔다.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해 8월부터 마약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2015년 5~9월 서울 자택 등지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9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집행유예 기간 중이다.

황씨는 지인 남모 씨를 거쳐 구한 마약을 연인 오모 씨 등과 함께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지난달 경찰 수사를 받은 이후 사망했으며, 남씨는 자살을 시도해 현재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황씨에게 마약이 흘러들어온 경로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경남경찰청이 검거한 마약조직을 통해 관련 수사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해 10월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텔레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해외에서 밀반입한 마약을 불법 유통한 일당 90명을 검거하고 18명을 구속했다는 수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이 가운데 경남경찰청이 체포한 이모(26) 씨는 국내 최대 마약왕으로 알려진 박왕열(41)씨가 국내에 밀반입한 마약을 국내에 공급한 총책으로, 박씨와 이씨는 텔레그램에서 ‘전세계’, ‘바티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왔다. 황 씨 등도 이 씨를 통해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필리핀에서 체포된 박씨를 국내에 송환한 후 수사를 이어 갈 예정이다. 특히 이들 조직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마약을 유통시킨 정황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이번에 경찰이 압수한 마약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합성대마류 ‘엠디엠비-페니나카’를 비롯해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등 총 15억원 상당에 달했다.

아울러 경찰은 황씨의 다른 의혹들도 내사 중이다. 지난 6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민청원에는 “황하나가 출소 후 성형수술 정보를 돈 받고 팔면서 의료법 위반 행위도 서슴없이 해왔다”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의료법 위반 등 SNS에서 나오는 의혹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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