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신용잔고도 가파른 상승세
지수 영향력 큰 대형주 위주 거래
‘강력한 머니무브’ 추가 상승 전망
코스피 지수가 새해 불과 3거래일 만에 역사적인 3000 포인트를 돌파했다. 지난해 한국 증시를 주도한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도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조단위 일일 순매수는 일상이 되고 있으며,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 또한 증시로 쉼 없이 밀려들고 있다. 양호한 수급 여건을 감안해 증권사들은 연초부터 지수 밴드 상단을 3300선까지 올렸다.
5일(현지시각) 미국 증시가 상승으로 마감하자 6일 한국 증시는 장 개장과 함께 3000포인트를 단숨에 돌파했다. 3000포인트 돌파는 기준시점인 1980년 1월4일 이후 41년 만이다. 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한 시점인 2007년 이후로는 13년 5개월 만이다.
과거 증시를 주도하던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의 자리를 개인투자자가 대신하며 강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65조원을 순매수한 개인은 올해 연초부터 조단위의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은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코스피에서 1조7600억원을, 코스닥에서 8500억원을 사들였다. 일평균 순매수 금액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여기에 증시 주변 대기자금 또한 새해들어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8조2873억원으로 지난달 31일의 65조5227억원 대비 2조원이 넘게 늘었다. 지난해 11월 18일 처음으로 65조를 돌파한 지 약 한달 보름 만에 68조원을 넘어섰다. 연말에 잠시 주춤하던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3523억원으로 지난달말 대비 1309억원이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은 3000포인트를 넘어선 6일에도 장 개장 1시간 만에 7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지수에 영향력이 큰 대형주 위주로 순매수에 나서며 장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새해 개장 이후 이틀간 삼성전자에서만 1조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사들였다.
새해 3거래일 만에 3000 포인트의 벽을 넘어서자 코스피 지수를 바라보는 시선도 한층 뜨거우지고 있다. 개인들의 강한 매수세에 따른 수급과 양호한 기업 실적의 펀더멘털, 연초부터 이어지는 각종 정책 발표에 따른 기대감이 맞물리며 증시 상승의 견인차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발빠르게 지수 밴드 상단을 수정하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KB증권이 올해 코스피 최상단을 3300으로 올렸고, 메리츠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이 3200으로 잡은 데 이어, 지난해 말 지수 상단을 3200으로 제시했던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5일 지수 상단을 3300포인트로 높였다.
한국 증시가 경기 회복을 선반영해 주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고점을 치는 시기도 빠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저금리로 주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머니 무브(money move)가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주주 환원 증대, 신성장 산업 중심 산업구조 변화 등 한국을 대한 밸류에이션 상향 요인이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지수 상단을 보수적으로 잡았던 삼성증권도 기존 상단이었던 2850포인트를 수정해 3300포인트로 올렸다. 한국의 수출 호조에 따른 이익 개선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대세 상승장의 기점이었던 2017년 당시에 준하는 186조원 수준의 급속한 실적 정상화 가능성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고, 더 나아가 2022년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18조원으로 2018년 당시 기록했던 역사적 실적 피크 경신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다.
주가가 6일 역사적 고지인 3000포인트를 상회하다 조정을 받자 개인투자자들이 재차 강하게 매수에 나서고 있다.
오후 1시 이후 장중 20포인트 가까이 주가가 하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은 매수세를 늘리며 주가를 재차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주가는 1시32분 현재 상승 전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1시 32분 현재 잠정 추계치 기준 코스피에서 1조6100억원, 코스닥에서 약 4000억원을 쓸어 담으며 2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코스피에서 1조7600억원을, 코스닥에서 8500억원을 사들인 바 있다. 일평균 순매수 금액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새해로 접어들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시장 참여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계좌 개설이 급증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루 동안 신규 계좌 3만9756좌가 개설돼 키움증권 사상 일간 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3만3925좌가 새로 개설된 지 하루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앞서 지난달 신규 계좌 수는 50만2000좌로 월간 기준으로 최대였다. 4분기에만 95만5000 계좌가 개설되는 등 신규 계좌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키움증권은 설명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 및 반도체 주도 한국 수출 및 실적 펀더멘탈 개선 기대가 종전 예상보다 강화되고 있다”라며 “이는 한국 수출경기 및 기업실적 펀더멘탈의 급속한 정상화 가능성을 역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