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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망없는 환자 이송 말라’고?…의료붕괴 위기 美 ‘극약처방’
병실부족에 환자 응급실 대기
LA카운티 EMS측, 지침 하달
미 캘리포니아주 LA 일대에서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LA의 한 병원 응급실 밖에서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증세로 이송된 환자가 대기하고 있다.[EPA]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미국에서 ‘살아날 가망이 없는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라’는 지침이 공개적으로 내려졌다. 감염자가 계속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붕괴 위기에 놓인 미 의료체계를 구하기 위한 최후의 선택의 기로에 처한 것이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응급의료서비스(EMS) 측은 지난주 구급대원들에게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해당 지침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EMS는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심정지된 18세 이상의 성인 환자에 대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시도했으나, 반응이 없는 경우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침은 환자 상태에 따른 산소호흡기 사용 여부도 규정했다. EMS는 “산소호흡기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진 환자에 대해서만 산소호흡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기준을 정했다. 이들은 산소포화도가 90% 이상인 경우 신체의 정상적인 혈액 순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이송되더라도 병실에 자리가 없어 환자들은 응급실 주변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LA 소방서의 EMS 책임자인 마크 에크스틴 박사는 “우리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구급차를 응급실에서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한 환자를 응급실에 인계하려면 환자를 눕힐 침대가 있어야 하는데 이 침대가 부족해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다.

LA 당국은 빗발치는 응급구조 요청 전화에 일일이 대응할 수 없어 “정말로 상황이 위급하지 않으면 911에 전화하지 말아 달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바바라 페러 LA 공중보건국장은 “LA에서는 15분에 1명씩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이래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4일 12만8210명, 5일 13만1195명으로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로써 미국에서는 35일째 입원 환자가 10만명을 넘겼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100만7694명, 누적 사망자 수는 35만6540명이었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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