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기획 - 5대 싱크탱크 수장에게 듣는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반등한 후 다시 장기 저성장 추세 재개 우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민간부문 경제 정상화까지 더 많은 시간 필요”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 “경기회복, 산업· 업종 따라 반등 시기 차등적”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코로나 재확산여부에 따라 경제 재충격 가능성”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코로나19 재확산 지속시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내 대표적인 경제연구원장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쪼그라든 기저효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올해 반등에 성공해도 다시 장기 저성장 추세가 재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들은 올해도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이 반복될 경우, 정부가 제시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3.2% 전망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기업투자 친화환경 조성 시급…좀비기업 퇴출 등 구조조정 서둘러야”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민간부문 성장먹거리 찾아낼 수 있도록 규제개선 절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국내외 경제는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겨울철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상승의 힘이 꺾이는 상황이다. 선진국에서 백신접종이 시작되었지만 대다수 국민에게 백신이 접종되어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것은 올해 하반기는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호전과 불확실성 축소에 따른 투자 증대가 올해 경제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지만, 백신보급이 선진국보다 지연되면서 소비회복은 올해 말 경에야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워낙 크게 위축되었던 데 따른 반등효과로 올해 국내경제성장률은 3% 가까이 기록할 수 있을 것이지만, 반등효과가 사라진 후에는 다시 장기 저성장 추세가 재개될 우려가 크다.

“기업투자 친화환경 조성 시급…좀비기업 퇴출 등 구조조정 서둘러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선거 앞두고 기업 옥죄기 정책 남발 우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코로나19 완전 극복 전까지 코로나 재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반복될 것으로 보여 올해 성장률은 2.7%로 전망된다. 최근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음식숙박·도소매 등 대면·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올해도 백신이 효과를 보이기 전까지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 글로벌 경기개선에 따른 수출 증가 및 IT 중심의 설비투자 확대가 기대되지만, 기업실적·가계소득 악화 등 팬데믹 요인과 인구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으로 민간소비의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수치상으로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는 대규모 정부재정에 의존한 결과로 민간부문의 경제 정상화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기업투자 친화환경 조성 시급…좀비기업 퇴출 등 구조조정 서둘러야”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 “제조업의 디지털전환 위험한계곡 건널 수 있는 대책 필요”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코로나 백신 접종과 그 후 면역형성 정도에 따라 경기회복의 속도와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올해 경제상황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2%로 전망됐지만 백신이나 치료제의 효과에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경기반등의 시기는 늦어질 수 있다. 백신이나 치료제의 효과가 있더라도 경기회복은 산업이나 업종에 따라 반등하는 시기는 차등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 국가, 아시아 국가들에서 백신의 접종이 늘면서 투자와 경제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1%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반등폭은 지난해 -5~-10% 정도에 이른 다른 나라들의 비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투자 친화환경 조성 시급…좀비기업 퇴출 등 구조조정 서둘러야”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기업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 도모”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올해 국내 경제는 내수 소비 및 투자, 대외 교역 등의 개선으로 회복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 재충격 가능성도 상존한다. 올해 코로나19 재확산 여부 및 강도가 국내 경기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경제주체들이 코로나 확산에 대한 적응력이 이전보다 강화되면서 바이러스 발생 초기와 같은 경기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 경기 흐름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개선세가 강화되는 ‘상저하고’ 흐름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소비 활동 제약 및 소비심리 악화가 일정 수준 완화돼 민간소비의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정부의 공공인프라 확대 및 산업 육성 정책 등이 확대돼 투자가 증가하고, 세계 경기 개선으로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투자 친화환경 조성 시급…좀비기업 퇴출 등 구조조정 서둘러야”
장지상 산업연구원 “구조전환 친화적 정책 드라이브 걸어야”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올해 백신 보급 개시로 코로나19 위협이 상당 정도 억제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2021년 국내경제는 지난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3.2% 수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약 1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가계부채 부담과 임금상승률 둔화 등은 회복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건설투자는 한국판 뉴딜 등 공공인프라와 관련된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확대 정책 영향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는반도체 경기회복과 ICT(정보통신기술) 부문의 선제적 투자수요 등을 중심으로 견조한 증가세가 예상된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이다.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현상이 지속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수출 증가율 예측치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