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미국 부호들이 지난해 자산을 1000조원 이상 늘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서민 경제는 휘청거렸지만, 부호들에게는 유례없는 큰 기회가 되면서 재산을 대폭 늘린 것이다. 감염병이 부자·서민 가릴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전염된 듯 보였지만, 그 영향은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헤럴드DB]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집계를 인용해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부호들의 재산이 1조 달러(한화 1088조원)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재산이 가장 많이 불어난 사람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였다. 그의 자산은 지난해 1월 이후 1320억 달러 증가해 총 재산이 1590억 달러가 됐다. 이는 1년새 5배 가량 불어난 것으로, 세계 갑부 순위에서도 빌 게이츠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세계 갑부 부동의 1위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였다. 그의 재산은 지난해 700억 달러가 늘면서 총 재산이 1860억 달러가 됐다. WP는 1, 2위의 재산 증가분을 합치면 약 2000억 달러로, 139개국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분석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AP]

이처럼 이들의 재산이 대폭 증가한 것은 보유 주식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에만 8배 가량 급등했다. 중국 상하이 공장 가동과 분기별 영업이익 흑자 전환, 전기차 수요 훈풍 등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아마존 주가도 지난해 70% 상승했다. 온라인 쇼핑 이용자들이 대폭 늘어난데다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클라우드(Cloud·컴퓨팅 서버 대여)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호들은 벌어들인 수익만큼 통 큰 기부도 하고 있어 주목된다. 베이조스는 지난해 기후변화 대응에 100억 달러 기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 첫 기부처에 8억 달러를 전달했다. 구호 단체 등에도 억단위의 기부를 한 바 있다. 머스크 역시 자신이 소유한 자선 재단에 2억57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확한 기부 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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