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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B생명, 일단 JC파트너스 품에…정상화 능력엔 물음표
MG손보도 인수 자금력 한계
경영체질 개선 성공확률 낮아
산은 또 ‘떠넘기기 매각’ 우려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가 우여곡절 끝에 KDB생명의 새 주인이 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10년 동안 1조원 넘게 투입하도고 정상화시키지 못한 보험사를 떠넘기기식으로 매각했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JC파트너스는 이번 인수대금 마련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의 자본은 여전히 부족한데, JC파트너스가 지난해 인수한 MG손보도 적자를 내고 있다.

JC파트너스는 산은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를 2000억원에 사들인 뒤 투자자를 모아 3500억원을 유상증자할 예정이다. JC파트너스가 조성할 펀드 3500억원에는 우리은행이 1000억원을 투자한다. 산은은 그보다 후순위로 1000억원을 댄다. 결국 매각대금의 절반을 다시 투입하는 셈이다. JC파트너스는 지난해 MG손해보험에 이어 KDB생명까지 인수했지만, 감당할 능력이 있는 지는 안갯속이다. MG손보는 지난해 상반기 JC파트너스로 대주주를 변경한 후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을 정상범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MG손보의 지난 3분기 영업손익은 93억원에서 마이너스 741억원으로, 당기순손익도 186억원에서 마이너스 56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총자산수익률(ROA) 마이너스 1.98% 자기자본이익률(ROE) 마이너스 31.68% 등 경영효율 지표도 형편없다.

JC파트너스는 지난 6월 KDB생명 우선협상자(우협)가 됐으나 1500억원 규모의 1차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우협 지위를 잃기도 했다.

공동재보험사로 탈바꿈하겠다는 JC파트너스의 계획도 의문 투성이다. 원수보험사를 공동재보험사로 전환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단기간 내에 체질을 개선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초기에 JC파트너스와 업무 협력을 논의하던 미국 칼라일그룹이 국내 유일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와 업무 제휴를 체결하면서 LP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

KDB생명이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MG손보의 전신이었던 그린손보처럼 강제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임자를 찾지 못한다면 또다시 채권단 관리체제로 돌아갈 수 있다.

산은의 떠넘기기 식 졸속 매각의 또다른 사례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산은은 대우차와 쌍용차를 매각한 이후에도 다시 부실화되면 추가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더블스타에 매각한 금호타이어도 실적 부진으로 다시 자본잠식이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형식이지만 산은 돈이 대거 투입된다. 정상화에 실패하면 산은이 다시 떠안아야 하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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