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0살 주인 구하려 늑대와 싸우다 숨진 반려견
주인에게 접근하자 쏜살같이 달려들어
몸집 2배나 컸지만 용감하게 싸워

주인을 구하고 숨진 반려견 제시(오른쪽), 왼쪽 사진은 늑대(빨강 원안)가 술래잡기 놀이 중인 10살 주인 예멜리얀이 숨어있는 눈 더미로 접근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 메일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러시아에서 10살 주인을 구하기 위해 늑대와 싸우다 숨진 반려견 사연이 연말연시 지구촌 네티즌들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31일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 코미공화국의 한 마을에서 예멜리얀(10)이라는 소년은 최근 커다란 늑대가 접근하는 것도 모르고 집 근처 숲에서 형제들과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인근 가정집의 CCTV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예멜리얀이 눈 더미 속으로 숨을 때 늑대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왔고, 근처에 있던 잭 러셀 품종의 반려견 제시가 이를 보고 총알처럼 달려 나갔다. 놀란 늑대는 급히 도망쳤지만 이내 둘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인근 CCTV에 찍힌 영상. 늑대가 주인에게 접근하자 반려견 제시가 쏜살같이 뛰어나가고 있다. 그 사이 소년은 몸을 피해 화를 면했다. [데일리메일 캡처]

덩치에서 열세인 제시는 늑대에게 일방적으로 물리며 고통스러운 비명만 내질렀다. 예멜리얀은 제시의 울음소리를 듣고 급히 현장을 피해 아버지인 루슬란에게 알렸고 루슬란은 이웃들과 함께 밖으로 나와 늑대를 쫓았다.

제시는 이미 온몸에 상처를 입고 피범벅이 돼 있었다. 늑대에게 목덜미를 물린 채 끌려가던 제시는 루슬란과 이웃들의 도움으로 구조됐으나 의식이 희미한 상태였다. 곧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갔지만 수의사는 더 손을 쓸 수가 없다며 진통제만 놓아줬고, 제시는 가족의 품에 안겨 숨을 거뒀다.

루슬란은 “늑대는 우리가 쫓는 것을 알고 제시를 놔두고 달아났다”며 “늑대들이 민가로 내려와 개들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 특별히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당국은 제시를 죽인 늑대의 사살을 허용했다.

choi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