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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은 세계 슈퍼컴 1위인데…이러다가 한국AI만 낙오?
-일본 후가쿠 세계 1위 슈퍼컴 기록
-500대 슈퍼컴 중 중국 212대로 최다
-한국은 단 3대, 매년 감소 추세
-슈퍼컴 수요 3.4개월마다 2배 증가 예측
-“고성능컴퓨팅 부족해 최신 연구 제약”
세계 1위 슈퍼컴에 오른 일본의 후가쿠 [EPA연합]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현재 보유 슈퍼컴퓨터(고성능컴퓨터·HPC)로는 국제적 수준 AI(인공지능) 연구 못 따라간다”

한국 AI에 대한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슈퍼컴퓨터 자원 부족이 핵심 개선 과제다. 슈퍼컴퓨터는 코로나19 등 전염병 연구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원천 동력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이 세계 1위 슈퍼컴퓨터 국가에 오르며 앞서나가고 있어, 한국 AI가 더욱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日후가쿠 세계 1위 슈퍼컴…500위에 겨우 든 한국

세계 1위 슈퍼컴퓨터는 일본이 개발한 ‘후가쿠’(富岳)다. 후가쿠는 지난달 국제수퍼컴퓨터학회(ISC)의 ‘세계 상위 500대 수퍼컴’ 발표에서 1위를 기록했다. ISC는 매년 6월과 11월 계산 능력 기준 상위 500대 수퍼컴퓨터 순위를 발표한다. 후가쿠 연산 성능은 지난 6월 1초에 41경(京)5000조(兆)회에서 최근 44경2000조회로 뛰어올랐다.

2위는 미국 서미트(1초당 14경8600조회 연산), 3위는 미국 시에라(9경4640조회)로 일본과 미국이 상위 3위를 독차지 했다. 4위는 중국 선웨이 타이후라이트(9경3014조회)가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상위 500대 중 총 212대로 가장 많은 슈퍼컴퓨터를 보유했다. 미국이 113대로 두번째로 많았고, 일본(34대), 독일(19대), 프랑스(18대) 순이었다.

반면 한국은 ISC 조사에서 3대의 슈퍼컴퓨터가 500대에 들었다. 하지만 2018년 7대, 2019년 5대에서 매년 숫자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국산 독자 기술이 아닌 외국에서 돈을 주고 들여온 슈퍼컴퓨터다. 이에 정부는 2022년까지 자체 기술 제작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5년 뒤 슈퍼컴퓨터 연산능력 수요를 예측한 그래프. 3.4개월마다 2배 증가에서 2.9배 증가로 예상 수치를 조금만 올려도 증가수요 격차가 무려 2900배나 난다. [4차위 제공]
슈퍼컴 수요 3.4개월마다 2배씩 증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30일 ‘인공지능 고성능컴퓨팅 수요예측 및 효과적인 지원방안에 대한 정책연구 결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인공지능 대학원, 정부출연연구소 및 중소기업 대상 사례연구와 국제 학회지 연구동향을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언어처리와 컴퓨터비전 등 국제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최신 기술 분야의 연구는 보유자원 대비 훨씬 더 많은 양의 연산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해당 분야 연구 수행을 위한 별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해외 인공지능 전문기관 OpenAI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비 고성능컴퓨터 수요가 3.4개월마다 2배씩 수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나아가 RoBERTa(현재 고성능컴퓨팅 수요) 연산량이 이전 버전인 BERT와 비교했을 때 3.4개월 마다 2.98배 규모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OpenAI 예측보다 증가 수요 격차가 무려 2900배로 벌어졌다. 인공지능 연구에 필요한 고성능컴퓨팅 자원의 규모가 상상 초월 수준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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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 자원 부족해 최신 기술 연구 제약

4차위 자문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현재 지원체계가 최신 연구 분야에 필요한 고성능컴퓨팅 자원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KAIST 인공지능대학원의 주재걸 교수는 “현재 고성능컴퓨팅 자원이 충분하지 않아 최신 기술 분야의 연구 수행에 제약이 있다”며, “고성능컴퓨팅 자원의 지원은 국가 인공지능 역량을 전반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AI LAB 하정우 연구소장은 “고성능컴퓨팅 자원을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활용하는 현재의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필요 자원의 규모는 현재의 예측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지 윤진석 기술전략이사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민간 기업 중심으로 최신의 인공지능 연구가 활발한 추세이므로, 상대적으로 충분한 예산 확보가 어려운 학계를 대상으로 고성능컴퓨팅 자원이 지원되면, 국내 학계에서도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연구가 활성화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윤성로 4차위원장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고성능컴퓨팅 자원은 인프라의 성격을 가지며, 최근 연구 동향을 비추어 볼 때 인프라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며, “현장의 수요 대비 부족한 고성능컴퓨팅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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