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진실 아들 최환희가 지플랫이라는 활동명으로 데뷔했다. 밝고 경쾌한 힙합 음악을 들고 나온 그는 “이젠 아티스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독립된 성인으로써 어머니의 아들이라는 호칭 보단 그냥 최환희 혹은 멋진 음악을 하는 지플랫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로스차일드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이름 앞에 짊어진 무게가 너무도 크다. “어머니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온 관심들에 꽤나 적응이 되어 있었어요.” 스스로 이야기한 것처럼 ‘최진실 아들’ 최환희(19)의 삶은 마치 ‘트루먼쇼’처럼 어린 시절부터 대중 앞에 노출돼왔다. 선한 눈매와 사랑스러운 눈웃음에선 대한민국이 사랑했던 여배우의 얼굴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족에게 일어나는 일들 하나하나가 드라마틱하게 포장돼 세상에 알려졌을 때는 그 관심들이 싫었던 적도 있어요. 이젠 아티스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독립된 성인으로써 어머니의 아들이라는 호칭 보단 그냥 최환희 혹은 멋진 음악을 하는 지플랫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지플랫’(Z.flat)이라는 이름으로 첫 걸음을 시작한 그가 헤럴드경제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래퍼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불과 2년 전. 힙합 동아리 회장 친구의 권유로 학교 축제 무대에 서게 된 것이 음악의 매력에 빠진 계기였다. 어머니를 따라 배우의 길을 가야한다는 생각도 없진 않았다. “배우가 되기 위해 연기학원을 다니기도 했어요. 하지만 연기가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진로에 있어 방황을 하기도 했어요. 그러던 중 음악을 만나 한치의 고민도 없이 아티스트의 길을 택했어요.”

무엇보다 “내가 느낀 것들, 하고 싶은 말들, 머릿속 생각들을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한다.

최환희의 가수 데뷔의 꿈은 소속사인 로스차일드 수장이자 YG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인 로빈을 만나며 이뤄졌다. 로빈은 악뮤(AKMU) ‘200%’, 워너원 ‘약속해요’ 등을 만든 히트곡 메이커. 그는 래퍼로는 물론 환희가 가진 전천후 아티스트로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영입했다.

최환희 [로스차일드 제공]

데뷔곡은 ‘디자이너’. 최환희가 1년 전 만든 곡으로, 경쾌한 힙합 장르다. 처음 만들 당시엔 “차분하고 서정적인 곡”이었지만, “시작에 걸맞은 밝은 분위기로 편곡”했다고 한다.

“데뷔를 할 때 가장 먼저 생겼던 걱정이나 고민은 ‘사람들이 나의 음악을 색안경을 끼고 들으면 어떡하지?’였어요. 어머니가 워낙 대단하시고 유명하셨던 분이시기에 최진실의 아들이라는 막대한 타이틀은 어쩔 수 없이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성장 과정을 가졌다는 이유로, 혹은 점잖은 이미지, 빨리 철이 든 이미지, 성숙할 거 같다는 이미지가 있다는 이유로 앞으로 만들 음악에서 제가 하고싶은 얘기를 솔직하게 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도 많이 했고요.”

시간이 쌓아온 시선의 무게와 선입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많은 순간 생각하고, 고민하며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지플랫이든 최환희이든, 그저 ‘평범한 스무살’로 봐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친구들이랑 욕도 하며 놀기도 해요. 전에 만들었던 몇몇 음악에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가사들도 많이있어요. 만약 선입견 때문에 하고싶은 방향의 음악을 하지 못한다면…전 사람들의 평가가 어떻든 내가 하고싶은 음악을 선택할 거예요. 그러니 그냥 평범한 힙합 좋아하고 음악하는 스무살 남자아이로 봐주었으면 좋겠어요.”

음악을 시작한 그에게 가족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처음엔 놀랐던 할머니는 이젠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하며, 매일 찾아 듣는다고 한다. “멋진 손자, 멋진 오빠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지플랫은 ‘세상에 없는 음악’이라는 의미다. 스스로의 길을 찾아 첫 발을 내딛은 최환희의 담대한 포부도 담겼다. “음악은 저의 감정을 배출할 수 있는 구멍이자 제 생각을 솔직하게 전해주는 번역기예요. 앞으로 인생을 같이 걸어갈 친구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저는 저의 어머니의 아들이고, 그만큼 대단한 아티스트가 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잘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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