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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외층 모임터 닫혔지만 ‘온정 손길’ 여전
드림씨티교회 “일주일 600명 분 간식 준비”
따스한 채움터 “점심·저녁 3차례 급식 제공”

“서울역 노숙인 중에 확진자가 나와서, 교회 문을 임시로 닫게 됐습니다. 언제 다시 문을 열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서울역 근처의 서울 용산구 드림씨티교회는 갈 곳 없는 노숙인들에게 식사와 간식을 무료로 제공했던 곳이다. 노숙인들이 와서 쉬었다 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며 인터넷 사용, 응급 처치, 세탁 등을 제공했던 ‘노숙인들의 쉼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이후에는 예배도 하지 않았다. 그런 교회가 지난 21일 코로나 피해 우려로 폐쇄됐다. 드림씨티교회 관계자는 “노숙인을 위한 좌석을 100석에서 50석으로 줄이고 방역에도 철저히 신경 썼는데, 주변 서울역 인근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문을 닫게 돼 안타깝다”고 했다.

노숙인을 비롯한 사회적 소외 계층은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점점 도움의 손길이 단절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 블루’(코로나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생기는 우울증)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드림씨티교회처럼 소외 계층의 쉼터가 돼 주던 장소가 급작스레 문을 닫을 정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이들도 있다.

수년간 노숙인과 쪽방촌 사람들을 위한 봉사를 하고 있는 봉사단체 프레이포유의 손은식 목사는 28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노숙인들이 거리에서 쪽방으로 넘어와 생활을 해 나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돼 쪽방촌까지 관심을 가지고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매주 서울의 주요 쪽방촌(종로3가역 인근 돈의동, 영등포, 서울역 옆 중림동·후암동)을 찾는다. 손 목사는 “서울시 주요 급식단체는 대부분 폐쇄됐다”며 “이로 인해 피해 보는 분들을 위해 필요한 물품을 가지고 4명으로 팀을 나눠 한 분 한 분 만나러 간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일주일에 400명분의 간식을 준비했으나, 올해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져 ‘단절’된 이웃을 위해 600명분의 간식·물품을 준비한다고 했다. 손 목사는 “내년 1월 7일에는 종로 쪽방촌 옆에 ‘노숙인을 위한 교회’를 열어 무상으로 이발, 치과 치료 등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2010년 개소한 서울 용산구의 따스한 채움터는 무료급식소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급식소 폐쇄’가 아닌 ‘철저한 방역을 통한 식사 제공’을 택했다. 예년이었으면 식사 시간마다 약 400석 자리가 꽉 찰 정도로 사람들이 넘쳤으나, 최근에는 매일 점심과 저녁 식사 때마다 세 차례로 나눠 120석씩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식사가 진행될 때마다 매번 유리 칸막이를 소독하고 있다.

박현희 따스한 채움터 소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주변 급식소들이 많이 문을 닫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모이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철저히 방역해 많은 노숙자들이 식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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