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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인규의 현장에서] “코로나, 언제쯤 끝날까요?”

“글쎄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올여름이면 끝나지 않을까요?”

지난 2월 초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한두 명씩 나올 때였다. 누군가 코로나가 언제쯤 끝날것 같냐고 물었을 때 기자가 한 대답이다. 당시 국내 상황은 코로나에 큰 위기감이 없었다. 기자로서는 최대한 여유 기간을 두고 한 말이었는데 결국 틀린 답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알려진 지 이제 1년이 돼간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만 해도 대다수가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을 것이다. 한 백신전문가의 말처럼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만 하더라도 올해 크리스마스를 이렇게 보내게 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라는 말에 공감이 가는 2020년 말이다.

지난 1년 국내 코로나 상황은 마치 바이러스가 변이를 하듯 시시각각 다양한 이슈로 우리를 정신없게 만들어 왔다. 2월 초 마스크대란을 거쳐 대구·경북 지역의 집단감염, 5월과 8월의 대유행에 이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3차 대유행까지 우리는 이 작은 크기의 바이러스에 무력하게 당하기만 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매일 1000명씩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현재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백신’이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백신은 이미 영국,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접종이 시작됐다. 이어서 싱가포르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은 내년 1분기 접종이 예상될 뿐 정부가 확보했다는 4600만명분의 백신이 언제, 어느 백신이 들어오게 될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밝혀진 바 없다. 정부와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만 들쑥날쑥할 뿐이다. 성공적인 K-방역의 성과에 취해 백신 확보에서는 한참 뒤처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이는 ‘끝’이 아닌 또 하나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접종은 누가 먼저 할 것이며, 무슨 백신을 접종할지, 접종 후 부작용은 어떨지, 백신을 맞게 되면 과연 일상생활로 돌아가도 되는 것인지 새로운 과제들이 줄을 서 있다. 한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도입이 결정되더라도 접종 대상자 선정, 유통, 부작용 모니터링 등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만약 백신 접종자 중에 사망자라도 나오면 몇 개월 전 독감 백신 사망 이슈처럼(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독감 백신이 아니었음에도) 백신과 사망과의 연관성에 한동안 사회적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우리가 깨달은 건 이 바이러스가 언제까지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조금씩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아마 내년 초 우리나라에도 백신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또다시 “코로나, 언제쯤 끝날까요?” 물어오는 사람이 생길 것 같다. 그때는 좀 더 자신 있게 대답해주고 싶다. “글쎄요, 잘 모르겠지만 올여름에는 끝나야죠,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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