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오른쪽)가 올시즌 마지막 대국에서 백현우 2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이창호의 연간 최공스률 기록을 경신했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신진서 9단이 32년간 난공불락이었던 이창호 9단의 기록을 넘어섰다.

신지서는 24일 한국기원 바둑TV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1경기에서 백현우 2단에게 11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올 한해를 76승10패, 승률 88.37%로 마감했다.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1988년 이창호 9단이 세운 88.24%(75승 10패)의 기록을 0.13% 경신하며 연간 최고승률 1위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사상 초유의 승률 90%까지 넘보던 신진서는 지난 20일 중국 갑조리그(대 쉬자양)와 바둑리그(대 박정환)에서 믿기지 않는 '하루 2패'를 당하며 대기록 작성을 놓쳤다.

하지만 이후 4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이창호의 기록을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신진서는 “특별한 부담없이 평소대로 두자고 생각했다. 워낙 존경하는 선배기사인 이창호 9단의 기록을 깨서 기쁘기도 하지만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다”면서 “올해는 아쉬운 대국들이 많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중요한 시합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려 좀 더 실속 있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세계대회에서 1회, 국내대회에서 4회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낸 신진서 9단은 10월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진출로 승률을 91.94%까지 끌어올리며 연간승률 90% 경신에 기대를 모았지만 11·12월에 18승 5패를 거두며 최종 88.37%로 한해를 마무리했다.

역대 연간 최고승률 1위에 신진서 9단이 자리하며 이창호 9단이 2위에 자리했고, 김인 9단(1967년 36승 5패 87.8%, 1968년 50승 7패 87.72%), 고 하찬석 9단(1972년 35승 5패 87.5%)이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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