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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러 카디즈 진입 미묘한 파문…中 “美 맞서 연합훈련 늘려야”
중러 밀월 과시…“美 비양심적 탄압이 중러 협력 촉발”
美 ‘도발적 공군훈련’ 규정, 한미일 vs 중러 대립 양상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22일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들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연합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가 중국 H-6 폭격기를 호위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최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무더기 진입 이후 돌아가는 동북아정세 추이가 예사롭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훈련의 일환이었다며 향후 미국에 맞서기 위해 이 같은 훈련을 더욱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역내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시도라며 견제에 나섰다.

가뜩이나 미중갈등 격화 속 한미일 대 중러 간 대결구도가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4일 논평에서 중러 군용기들의 카디즈 진입을 야기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제2차 연합공중전략훈련과 관련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동맹국, 일부 서방국가의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중러가 과거 너무 적은 연합훈련을 했기 때문에 이런 관심을 받게 됐다”며 연합훈련을 더 늘려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은 아태지역에 많은 동맹국이 있고 미국 주도 세계 동맹 네트워크에서 연합훈련은 점심을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그들은 원하는 것을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러 사이의 긴밀한 군사적 상호작용이 위협을 초래한다고 믿고 있다”며 미국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어 “중러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며 “미국이 점점 더 일방주의를 확대하고, 중러에 대한 비양심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중러 간 협력을 촉발했다”고 강변했다.

이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알렉세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군용기들이 카디즈를 진입한 22일 당일 전화통화를 갖고 대미비난을 쏟아냈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미국이 시대를 역행해 여전히 일방적인 제재의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다”며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국제관계 준칙 아래 세계의 공평과 정의를 지키길 원한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 역시 “미국의 다자주의 파괴 행위를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저지하고 중러 양국의 공동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카디즈 진입과 관련해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어 공약은 어길 수 없다”면서 “상황을 주시하면서 역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시도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최근 도발적 공군훈련에 대해 우리의 동맹인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 측에 군용기 카디즈 진입에 대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한 바 있다.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의 일부 군용기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자디즈)을 통과하면서 일본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쓰시마 해협과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사이를 비행하자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발진시켰다.

일본은 특히 중국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갈등 격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외교가 안팎에선 중국과 러시아의 이번 훈련을 두고 긴밀한 군사협력을 과시함으로써 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협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중국의 훙(轟·H)-6 폭격기 4대와 러시아의 Tu-95 폭격기,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15대는 지난 22일 오전 한때 카디즈에 진입했다 이탈했다. 다만 영공 침범은 없었다.

이에 한국 공군은 전투기를 투입하는 전술조치로 대응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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