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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남아공發 바이러스 변이, 세계 곳곳 확산…유럽·아시아 등 10여개국서 확인(종합)
남아공과 영국 변이 바이러스, 공통 돌연변이 보유
기존 바이러스보다 확산 쉽고, 젊은 층에도 침투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해 파리로 가는 항공편의 항로가 스크린에 표시되고 있다. 남아공과 영국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로 인해 영국과 남아공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영국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새로운 변이가 영국에서 발견된 가운데 남아공발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영국 연구진이 바이러스 변이를 처음 발견한 것은 지난 8일, 보건 당국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를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14일이다. 이 시기 전 영국을 오간 사람들과 함께 영국발 바이러스 변이가 일부 국가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이러스 변이는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호주, 덴마크, 네덜란드 등에서 발견됐으며, 24일 현재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등이 추가됐다.

영국과 남아공에서 각각 처음 발견된 2개의 바이러스 변이는 유사하지만 따로 진화해왔다. 둘 다 ‘N501YU’라고 불리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으며, 이것이 인체 세포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남아공 정부는 지난 18일 자국 유전 과학자들이 ‘501.V2 변종’으로 명명한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를 확인했으며, 이것이 젊은 층까지 파고들며 최근 자국의 2차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남아공 연구진은 1차 확산 때보다 젊은 층 감염이 훨씬 더 많이 나타난다는 임상 증거 등을 취합해 최근의 2차 확산을 새 변이가 주도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남아공 측은 이런 연구 결과를 세계보건기구(WHO)와 과학계에 공유했다. 영국에도 변이 발견을 알리자 영국 연구진이 런던 일대에서 급격히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와도 유사하다고 판단, 당국이 의회에 보고하고 일부 지역에 록다운(봉쇄령) 조치를 취했다.

영국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남아공발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가 발견됐다며, 이날 남아공 여행을 제한했다.

맷 행콕(사진) 영국 보건장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전파력이 훨씬 강해진 새 바이러스 변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바이러스 변이는 앞서 영국에서 확산된 변이와 다른 새로운 것으로, 최근 남아공을 다녀온 2명이 이 변이에 감염돼 영국에 옮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아일랜드 보건 당국은 23일(현지시간) 아일랜드에서 영국발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국립 공중보건긴급대응팀(NPHET)은 이날 성명을 내고 최소 12월 둘째 주부터 자국 내에 코로나 변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지난 2주 동안 영국에서 아일랜드로 건너간 사람은 약 3만명에 달한다.

아일랜드 당국은 자국 내 바이러스 변이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NPHET는 정부가 코로나19 5단계 조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더 강력한 권고안을 제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권고안에는 모든 유통 매장을 대상으로 오는 26일부터 영업을 중단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유통 매장의 영업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이마저도 불가해지는 것이다.

한편 이날 아일랜드와 국경을 개방하고 있는 영국 북아일랜드에서도 코로나 변이가 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최고 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그레샴대 교수는 "바이러스 변이는 지난 9월 중순 런던과 켄트 일대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11월 중순에는 런던과 영국 남동부 지역 확진자의 약 28%가 바이러스 변이에 감염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발 바이러스 변이가 오랜 시간 이미 더욱 넓은 지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 각국들이 지난 21일 0시를 기해 영국발 입국 제한에 나섰으나, 이미 이 시기를 전후해 유럽 일부 국가에서 바이러스 변이 사례가 발견됐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20일 영국에서 며칠 전 귀국한 1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덴마크와 네덜란드, 호주 등에서도 변이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아시아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4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보르네오섬 사바주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를 발견했다.

누르 히샴 압둘라 보건총괄국장은 "변이 바이러스에 'A701B'이란 이름을 붙였다"며 "이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네덜란드에서 발견된 변이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사바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에서 60개의 검체를 채취해 분석하던 중 바이러스 변이를 발견했다.

말레이시아는 앞서 지난 8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은 강하지만, 치명률이 낮은 변종 바이러스 'D614G'을 발견한 바 있다. 이는 인도, 필리핀 등에서 입국한 사람들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스라엘에서는 영국발 바이러스 변이가 4건 확인됐다고 24일 현지 매체가 전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바이러스 변이에 감염된 4명 중 3명이 최근 영국에서 이스라엘로 귀국한 뒤 이스라엘 정부가 지정한 호텔에서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1명의 감염 경로는 추적 중이다.

이스라엘 내각은 앞서 지난 20일 영국, 덴마크, 남아공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현재 유럽 국가 대부분과 북미 캐나다, 아시아권의 인도, 홍콩, 일본 필리핀 등 전 세계 50여개국이 영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 또는 금지하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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