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인근 음식점들 매출 10분의 1 이하로 감소
“음식 쓰레기 치우다 보면 가게들 다 망하겠단 생각 들어”
“건대입구역 개인 수거, 일주일만에 음식물 쓰레기 나오기도”
한양대 먹자골목 음식물 쓰레기 18톤→ 6톤으로 줄어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음식물 쓰레기 많이 줄었지, 많이 줄었어. 거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었어요. 단계가 높아질수록 음식물 쓰레기 양이 확확 줄어드는 것을 체감한다니까.”
지난 22일 저녁 7시, 서울 한양대학교 주변 먹자 골목에서 영업하는 가게들의 음식물 쓰레기 수거통을 밀고 가던 50대 김모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성동구 ㄴ환경에서 근무하는 그는 행당동·성수동 일대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한다. 김 씨는 보통 8~9t을 수거하던 차량이 코로나19 이전엔 하루에 2대 필요했는데, 요즘에는 1대만 가지고 나와도 6t 가량을 채울까 말까 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음식물 쓰레기 양이 18t에서 6t으로 줄었단 얘기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될 때마다 음식물 쓰레기가 확확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고 했다.
건대입구역 수거 업자, “일주일 만에 음식물 쓰레기 나왔다”
건국대학교와 세종대학교 학생들이 모이는 건대입구역 근처에서 개인 사업자를 내고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50대 이모 씨는 “드디어 일주일 만에 음식물 쓰레기가 나왔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음식물 쓰레기 양을 보면 “가게들 정말 다 죽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쓰레기를 수거하는 파란 통 5개(1통당 200kg)가 가득 찼다. 개인 혼자 조금씩 수거해도 하루에 1t을 걷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는 가게가 드문드문 보일 뿐이고, 하루에 나오는 쓰레기가 ‘거의 밑바닥 수준’이라며 이 씨는 한숨을 쉬었다.
광진구 능동과 화양동 일대에서 작업하는 ㄹ 음식물 쓰레기 수거 업체의 작업자 역시 “대학가 식당들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줄긴 했다. 다만 주택가는 배달이 많아져 전보다 음식물 쓰레기가 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대면 수업 활발해지고…사회적 거리두기 영향”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든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수업이 활발해진 데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돼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한양대 근처에서 5년간 닭발집을 운영해온 윤모(65세)씨는 “매상이 정말로 10분의 1로 떨어졌다. 과거에는 오후 3시부터 새벽 1시까지 20팀을 손님을 받았는데 2.5단계로 격상되면서 대학생들이 요즘엔 9시까지 2~3팀만 온다. 손님을 받지 않으니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일이 없고, 오히려 최근에는 장기간 팔리지 않아 썩은 음식 재료들을 버린 일까지 있다”고 했다.
건대입구역 근처 먹자골목에서 소규모 이자까야(일본식 선술집)를 하는 이 모씨(33세)는 “코로나 초기에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영업할 때만 해도 평일에 60팀을 받았는데, 요즘은 당일 밤 9시까지 영업하면서 6팀을 받는다”며 “매상이 10분의 1로 이하로 줄었다”고 했다. 또 “배달을 통해 살 궁리를 찾고 있고 관련 어플을 보면 대학생 대상 술집들도 정말 많이 등록돼 있다”며 “어차피 배달은 ‘그림의 떡’이다. 주류 상점은 안주가 아니라 술 판매가 늘어야 마진이 남는데, 학생들이 마진 남는 술을 배달 시켜 먹진 않기에 이익이 거의 안 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