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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향뜰 평야에 들어선 ‘순천만잡월드’ 경작 농민엔 겹악재
직업체험시설인 순천만잡월드가 순천시 연향동과 대안리 농업지역에 부지조성 공사를 하고 있다. [위성사진 캡처]
지난 여름 순천만잡월드 현장 인근에 심겨진 벼가 공사과정에서 유입된 액체로 허옇게 변색돼 있다. [피해농민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호남권 직업체험시설인 ‘순천만 잡월드’가 연향뜰 평야에 들어서는 가운데 인근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침수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순천만 잡(job)월드’는 연향동과 해룡면 일원 1만여평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8007㎡ 규모로 현재 공정률 90%대이며, 내년초 조경공사를 마치고 준공 후 시범운영기간을 거쳐 5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순천만잡월드는 지난 2016년 순천시가 광주시와의 공모경쟁을 통해 유치한 호남권 청소년직업체험시설 국비사업으로 총예산 486억원(국비 232억, 도비 44억, 시비 160억, 도교육청비 50억원)이 투입돼 토지보상과 건축공사, 전시공간까지 세 구간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도시계획 용도지역상 ‘생산녹지’인 이 곳 잡월드 현장과 주변은 벼농사를 짓는 농업지역이어서 잡월드 건물이 들어서면서 피해가 생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잡월드 시공업체가 항타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6~7월께 쌀뜨물 같은 허옇게 핀 액체가 논으로 흘러들어 벼 생육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피해농민 호소가 잇따랐다.

농민들은 화학약품으로 추정되는 허연 액체가 여름철 폭우와 함께 논으로 유입되는 바람에 모내기를 끝낸 벼 생육에 지장을 초래해 수천만원의 농사피해를 입었다며 공사업체에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피해 농가 한모씨는 “이 지역이 논이고 지반이 약하다보니 시공사가 잡월드를 건축하면서 특수공법으로 화학물질을 사용해 이 액체가 논으로 들어와 10여 농가 피해가 발생, 시청에서 이를 보상해 준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말을 바꿔 찔끔보상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농민들은 잡월드의 내년 개관 이후에도 이런 피해가 재현돼 연례행사도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공사업체와 발주기관인 순천시는 현장 확인을 거쳤으나, 의문의 허연액체는 화학약품이 아닌 지반에 구멍을 뚫는 항타과정에서 주입된 물이 돌가루와 섞여나와 집중호우 때 논으로 유입된 것으로 화학물질(경화제 등)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에서는 시공사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지난 여름 집중호우가 겹쳐 작황부진을 겪은 만큼 도의적 차원에서 1200만원의 보상금을 책정하고 수령할 것을 고지했으나 농민 일부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시에서는 정확한 피해액 산출을 위해 손해사정법인에 의뢰, 평년 대비 쌀수확량이 30% 감소한 것으로 판단, 자연재해 비율 55%를 제외한 손실액 45%에 해당하는 1200만원 보상가액으로 제시했지만 농민들은 시청에서 산정한 보상금액은 신뢰할 수 없다며 수령을 거부하며 대치하고 있다.

보상금 또한 농지원부를 소유한 토지주에 지급되고 실제 경작자인 농민들에는 아무런 보상혜택이 없어 이 또한 불만이다.

이 곳 연향뜰 농지는 도심확산으로 시가지화되면서 올해 개별공시지가는 3.3㎡(평)당 12~13만원이지만, 실거래가는 1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음에도 경작자인 임차농민들에게는 혜택이 없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장조사결과 하얀액체는 항타과정에서 드릴마모 방지용으로 물을 붓게되는데 돌가루가 하얗게 섞여 배출된 것으로, 원래 그 지역은 만성 침수피해지역”이라며 “농민들 심정은 이해하지만 행정기관에서는 근거를 갖고 집행하는거 아니냐”고 해명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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