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에 휩싸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청문위원으로 나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의원들 사이에서도 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돌고 있다.

22일 국토교통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오전 비공개 회의를 통해 당론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당 발언 분석 결과) 비판 소지가 크다면 무조건 통과시킬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날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변 후보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공통적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는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시절인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김군 사건과 관련해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지 않나”라고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청문위원들 대부분은 “지금까지의 사과로는 부족하고, 거듭 진정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특히 한 여당 국토위원은 “도덕적으로 큰 흠결 있다고 한다면 조직내에서 면이 안선다. 대통령 임기 후반 중요한 시기인데, 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도 했다.

다만 ‘지인 채용’과 관련해서는 “서울대 특정과를 채용했다고 문제 삼는다면 앞으로 서울대 출신은 요직에 앉히지 말란 얘기냐. 추가로 특혜 의혹 등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문제 없다고 본다”는 입장이 많았다. 카드사에서 수억원을 대출받아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이른바 ‘영끌’ 논란에 대해서도 “당시 합법적으로 카드사 대출을 받아 행한 것이라면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고 했다.

결국 변 후보자를 둘러싼 주요 의혹 가운데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끝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막말’이다. “낙마 사유로 보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장관으로서 인물검증보다는 정책검증에 주력하겠다”는 의견이 많지만 “청문회에서 발언을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것은 물론, 변 후보자의 태도를 봐야 한다. 여당이라고 무조건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또다른 의원은 “막말 발언이 적절치 않은 것은 분명한데, 단순 실수인지 후보자의 노동관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SH·LH 재직 당시 노동 관리 업무를 어떻게 해왔는지 조사가 필요하다. 노동관 자체가 잘못됐다면 그런 부분에 과오가 남을 것이고, 그렇다면 보다 심도있는 검증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청문위원들은 변 후보자의 정책에 대해서는 대부분 옹호론을 폈다. 한 의원은 “공공임대 주택 활성화 정책 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이에 대해 질문할 것”이라며 “인물검증은 어쩌면 야당 몫일 수 있다”고 했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