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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의 ‘昨是今非’…“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비례정당·보선 참여·검찰총장 징계…
與, 잦은 입장번복 당내서도 쓴소리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회의장 뒤에는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인용돼 있다. [연합]

“야당일 때와 여당일 때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고,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어느 정치인이든 비슷한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문제는 과거와 입장이 달라졌다는 비판을 들었을 때 성실하게 설명을 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 당이 그렇게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여당의 ‘작시금비’(昨是今非) 정치에 대한 한 당 내 중진 의원의 쓴 소리다. 정권이 교체되면 여야가 주어만 달리한 채 공수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일이야 정치권의 오랜 속성이지만, 올들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정치 사안에 대해 유독 과거 입장 번복이 많았다. 지난 4·15 총선의 압승 자체가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던 입장을 바꾼 덕이었다.

▶ “후보 내지 말아야죠” 그대로 되받은 與=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참여 입장도 당헌을 깬 결과다. 민주당 당헌 제96조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에는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규정으로, 이번 선거에서 후보 공천을 두고 당내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렸다.

이에 이낙연 대표는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고 직접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5년 전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새누리당 소속 경남 고성군수의 귀책 사유로 실시된 재선거를 앞두고 했던 “(새누리당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죠”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며 야권의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후 진행된 당원 투표에서 두 시장 후보를 공천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지만, 야권은 물론 정의당에서조차 “해괴한 말”이라며 비판하고 나서며 민주당의 입장은 더 난처해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당 회의장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걸며 조롱하기도 했다.

▶7년 전엔 “인면수심(人面獸心)”…지금은 “尹 징계 존중”=윤석열 검찰 총장 징계에 대한 입장도 대표적인 ‘작비금시’의 사례다. 지난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정직 2개월 의결을 두고 민주당은 “징계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환영 논평을 냈다.

그러나 정작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7년 전 윤 총장이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을 때와 정반대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2013년 12월 당시 박근혜 정부가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총장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리자 민주당은 “이 정도면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며 “물 먹이고, 밀어내고. 당장 속이 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의 마음이 불편해졌다”고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윤 총장을 징계하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서 국정원 직원 3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보고 절차를 어겼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시에도 윤 총장은 징계위원장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지만, 당시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이 직접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었다.

▶ ‘불통’ 꾸짖었지만…말 없는 文 대통령=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이 강조했던 ‘소통’ 역시 최근 여권에겐 부메랑이 되고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을 매섭게 비판했다. 야당 시절 박근혜 정권을 두고 “통하지 않고 꽉 막혀서 숨 막히는 불통 정권”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당내에서조차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애초 약속했던 소통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언론 브리핑은 단 여섯 번에 그쳤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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