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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당 1000~3000원 수익!”…‘배달앱 리뷰 조작단’ 판친다! [IT선빵!]
'리뷰어 모집해요' 오픈채팅방 수두룩
'암호' 남기면 배달완료 처리돼 리뷰 가능
배달앱 "허위 리뷰 근절…공고뿐인 모집"
수법 진화로 '허위 리뷰 없다' 단정 못해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즉시 지급 천원 리뷰 급구!’

“배달앱에서 주문진행 후 실제 배달이 진행되지 않고, 배달완료 처리가 된 후 리뷰를 작성해주시는 업무입니다. 배달이 되지않게 주문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OO동 아무 지역을 배달지역으로 설정하고…(후략)”

돈을 받고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에 ‘허위 리뷰’를 올리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들의 불공정 행위가 업계의 근절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에 주문 후기를 올리는 대가로 일정의 활동비를 제공하는 바이럴 업체들의 구인 활동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익명 플랫폼을 통해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예컨대 ‘배민 리뷰’라는 키워드로만 검색해도 ‘배민 리뷰어 모집해요’, ‘재택근무 배달어플 리뷰 관리’ 등의 채팅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배달의민족 리뷰 대행’ 등의 제목을 내걸고 입점업체의 문의를 기다리고 있는 채팅방도 상당수다.

복수의 채팅방을 취재한 결과 ‘주문은 하지만 배달은 받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무 방식은 ▷마케팅 대상 입점업체 부근으로 주소를 임의 조정한 뒤 음식을 주문하고 ▷주문 시 ‘가게사장님께’란에 “리뷰 이벤트 참여합니다” 등 업주가 알아볼 수 있는 일종의 암호 메시지를 남겨 실제 배달이 이뤄지지 않도록 조치한 뒤 ▷배달완료로 ‘처리’된 이후 일정 시간 내 리뷰를 업로드하면 된다. 활동비는 리뷰 한 건당 약 1000원이 평균이다. 음식 사진도 업주로부터 제공받아 리뷰어에게 전달하겠다고 채팅방 관리자는 설명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배달 리뷰' 검색 결과 갈무리

배달 플랫폼들이 허위 리뷰를 근절하기 위해 AI 시스템 등을 도입한 최근, 바이럴 업체들은 보다 진화한 업무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방금 서울에서 주문한 이용자가 부산, 대구에서도 주문을 내고 허위 리뷰를 작성할 수 있었다. ‘A아파트 1533호’ 같은 어색한 주소로도 허위 리뷰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이같은 방식으로 리뷰를 올린 리뷰어 다수가 적발돼 리뷰 작성 권한을 잃었다. 이에 하루 최대 6건 내에서 ‘그럴듯한 주소’를 입력하고 주문해야 한다는 지침이 일반화됐다.

한발 나아가 허위 적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른 바이럴 업체의 일은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거나 지역을 한정하기도 한다. 예컨대 ‘서울 서초구’ 식당만 대상으로 리뷰어 활동을 하도록 안내하는 식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 경우 리뷰어에 대한 활동 보수는 평균보다 2~3배 높은 2500~3000원으로 책정된다. 3000원의 활동 보수를 제시했던 한 채팅방 관리자는 “우리가 관리하는 업체만을 대상으로, 고정적으로 하루에 1~2건씩 정성적으로 리뷰해줄 인력만 모집한다”고 설명했다.

배달 플랫폼들은 이같은 허위 리뷰단 활동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리뷰 검수 전담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는 검증을 통과할 경우에만 정상 노출되도록 후속 조치를 취했다. 상반기에만 약 7만 건의 의심 사례를 적발했고, 일부 바이럴 업체에 대해서는 경찰 고소까지 단행했다.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을 서비스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역시 허위 포토리뷰를 자동 분류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럴 업체들의 수법이 진화하면서 허위 리뷰가 근절됐다고까지는 단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이 집계한 지난 9월 한 달 배달앱 월간 순이용자 수(MAU)는 배달의민족(1318만명), 요기요(660만명), 쿠팡이츠(150만명), 위메프오(50만명) 등이다. 중복 이용자를 보수적으로 반영해도 15~64세 인구의 3분의1 이상이 배달앱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앱의 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지고 있다. 허위 리뷰가 입점 업체들을 불공정 행위로 유인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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