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당협위원장 36% 교체 권고

원외 친박 정리후 원내도 물갈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예고하면서 범위와 강도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가 국민의힘으로 올 수 있는 명분을 만든 만큼, 고강도 인적쇄신으로 이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또, 원외 당협위원장 뿐만 아니라 원내 강경보수 인사들에 대한 경고 역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1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당을 바꾼다는 얘기는 기본적으로 60%는 사람을 바꾼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혁신 성과가 지지부진했던 김 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액션을 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방향성을 잘 잡았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국민의힘은 지금까지도 계파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김 위원장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사과한 것은 친이·친박계 중에서도 너무 극렬한 사람은 다르게 볼 가능성이 있다는 사인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당무감사위원회는 원외 당협위원장의 35.5%의 교체를 권고한 상태다. 당 안팎에서는 김진태, 민경욱 등 강성 친박 인사들이 우선적인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교수는 “당내서 강경 목소리가 또 나오면 사과의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에, (인적쇄신 예고는)사과 효과를 높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먼저 김진태, 민경욱 등을 교체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원외부터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면, 그것이 원내 인사들에게도 ‘딴소리 말라’는 일종의 경고”라며 “다만, 김 위원장의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상황에서 원내 인사들에게까지 손을 대긴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박 교수는 “사람 바꾸기 가장 좋을 때가 선거 때”라며 “원외 당협위원장들 뿐만 아니라 원내 의원들, 중진급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저런 말썽을 피우는 인물들은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탈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