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사실상 최종 후보자 선정만을 남겨놓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위원회를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례적으로 “정권이 자신들이 점지해놓은 사람을 처장으로 앉혀 자신들을 향한 불법 부정, 비리 수사를 중단시키려 한다”고 발언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사실에 대한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상대 당의 협상 파트너이기 때문에 직접 발언을 삼가왔지만,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주 원내대표가 ‘정권이 자신들이 점지한 공수처장을 앉혀 사유화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와 관련해 협상 과정에서 여당이 점지한 후보가 없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주 원내대표가 잘 알 것”이라며 “그런데도 이렇게 말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사실에 대한 왜곡이고, 매우 악의적으로 들리도 한다”고 했다. 이어 “공정한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협조해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이 자신들이 점지해 놓은 사람을 처장으로 앉혀 자신들을 향한 불법 부정과 비리 수사를 중단시키려 한다”며 “권력의 끝없는 폭거와 광기에 분노하는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안을 제청하고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주셨는데, 이번 결단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검찰로 나가는 개혁은 시대적 흐름이다. 검찰도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공수처장후보 추천위원회 5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자 선정 문제를 마무리 짓고, 가급적 연내에 청문회까지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 측 추천위원인 임정혁 변호사가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한 공수처법 개정안에 반발해 이날 오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야당 역시 향후 일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공수처장 임명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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