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징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처분을 내린데 대해 “처음부터 상식에 어긋나는 징계위가 구성돼, 이미 결론을 내놓고 논의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엄하게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윤 총장이 가장 성실히 수행했기 때문에 오늘날 (윤 총장이) 어려움을 겪는 단초가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윤 총장의 여러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통령으로서 총장을 불러 ‘물러나줬으면 좋겠다’고 처리했으면, 지금같은 구차한 방법을 동원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법무장관을 내세워 윤 총장을 어떤 형태로든 찍어내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징계위 결정대로 정직 2개월을 법무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면 결국 대통령이 판정을 해야할 텐데, 윤 총장은 바로 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할 것 같은 상황”이라며 “마치 대통령과 윤 총장이 서로 맞대고 소송하는 그런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춰질 것인가 하는 것을 대통령이 냉정한 판단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금 건국 이래 이런 사태가 처음 발생했는데, 이것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국가운영의 상식에 맞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인데, 대통령이 발탁해 그 자리에 앉힐 적에는 여러 가지 찬사를 하고 당부까지 한 사람(이 윤 총장)”이라고 꼬집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징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의미가 크다”고 한데 대해서는 “그렇다면 공수처가 무소불위한 행위를 하면 그땐 뭘 가지고 공수처를 견제하고 통제할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공수처장을 데리고 오면, 과연 그 공수처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느냐”고 따졌다.

다만, 윤 총장의 정계입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는 관심도 없고 얘기할 필요도 없다”며 “본인 스스로 검찰 옷을 벗고 나왔을 때 뭘 할건지는 윤 총장 개인에게 달렸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에서 윤 총장을 공수처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해서는 “윤 총장의 징계 사유를 보면 징계위에서도 사유가 되는지 안되는지 잘 이해가 안되니까 시간을 질질 끌고 토론한 것 아닌가”라며 “그런 사람이 무슨 공수처 1호 대상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부 정치적, 감정적 발언”이라며 “공수처 수사가 처음부터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어떤 사람을 욕보이려 만들었다면 공수처 만드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