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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 주호영 체제 바꿔야”…野, ‘필버’ 끝나자 ‘후폭풍’
“전략 부재·전무”, “우왕좌왕” 비판
태극기 참여 연석회의 참가도 비난
“재보선 전에 원내지도부 교체해야”
벌써부터 차기 후보자 이름도 거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6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은 끝났지만 국민의힘 내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변변한 전략 없이 거여(巨與)에 끌려 다니기만 했다”며 원내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부글거린다.

일부 강경한 의원들은 재보선 전에 원내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내놓는다. 벌써부터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김기현, 윤영석, 김태흠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16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재보궐선거를 하기 전에 원내대표 선거를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정치라는 것은 실리와 명분이고 둘 중 하나라도 얻어야 하는데, 상임위원장 자리부터 예산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에 이르기까지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원내지도부의) 전략적 미스도 있고 해서 불만들이 많다”며 “아직까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원내지도부는 이미 지칠대로 지쳤고, 여당으로부터 매번 깨지면서도 하나도 얻어내지 못하고 매번 초선들한테 기대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필리버스터 정국 후엔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며 단언한 의원도 있었다. 이 의원은 “여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밀어붙일 거라는 것은 이미 예견돼있었고, 플랜A가 안되면 플랜B라도 얘기해야 하는데 전략이 ‘전무(全無)’했다”며 “단순히 손피켓 들고 구호만 외친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14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

174석의 현실적인 의석수 격차는 어쩔 수 없더라도, 공수처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치는 동안 원내지도부가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기만 했다는 비판이다. 뒤늦게 필리버스터에 돌입한 후에도 토론 신청 법안을 5개→3개→5개→3개로 수정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 과정에서 오히려 초선의원들이 청와대 1인 시위, 필리버스터에 대거 나서며 일부 여론을 환기하는 성과를 냈다. 윤희숙 의원은 12시간 47분으로 필리버스터 최장기록을 다시 썼으며, 태영호 의원도 10시간2분 동안 남북관계발전법(대북전단금지법)을 비판하며 주목을 받았다.

정책 이슈 주도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예컨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국면에서 정부의 백신 확보가 미흡한데 대해 당 정책위원회에서 ‘예산안에 합의해주며 백신 예산까지 확보했는데도 백신 확보 성과는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시켰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정타를 날린 것은 주호영 원내대표의 시민단체 연석회의 참가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문재인 정권 폭정종식 민주쟁취 비상시국연대’ 출범식에 참석하는 동시에 공동 대표도 맡았다.

문제는 이 자리에 이재오‧김문수 전 의원 등과 이른바 ‘태극기 세력’으로 불리는 극우세력이 참석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동안 ‘태극기’와 거리를 두던 국민의힘이 다시 이들을 끌어안으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 의원은 “원내전략도 전략이지만, 전쟁 중에 사령관이 딴 곳에 간다는 것 자체에 너무 놀랐다”며 “우리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공략을 하고 있는데, 누가 오는지 모르고 갔다고 한다면 바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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