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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MB-朴사과’ 강행…보수 분열 넘어 중도 확장 ‘시험대’
김 위원장 대국민 사과 ‘승부수’
재보선 선거체제 돌입 ‘전환점’
당내·보수 반발에도 사과 강행
중도 표심 노린 전략 ‘화룡점정’
‘대선 전초전’ 4월 서울시장 보선
“중도·3040 못 잡으면 못 이겨”
약한 후보·지지층 반발은 걸림돌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연합]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과거 정권 대국민 사과’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둔 ‘승부수’로 풀이된다.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도 사과를 강행함으로써 중도 표심을 공략하는 동시에 선거체제로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탄핵 정국’ 이후 지지부진한 당 혁신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그간 당내 적지 않은 인사들이 대국민 사과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지만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를 둘러싼 각종 ‘자격 논란’, ‘시점 논란’에도 요지부동이었다. 여전히 국민의힘에 회의적인 중도층을 끌어안고 30~40대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대국민 사과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김 위원장의 고집이 내년 선거에 앞서 당의 이념과 이미지를 바꾸려는 의지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기본소득 의제 제시, ‘광주 무릎사과’ 등 김 위원장 취임 직후부터 이어진 중도확장 전략의 ‘화룡점정’인 셈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2022년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꼽힌다. 서울은 단 몇 백표로 승패가 정해질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만큼 중도 싸움이 치열하다. 부산도 그간 여야의 핵심 격전지로 분류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미리부터 중도층이 당 안으로 올 수 있도록 틈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비토 목소리가 나온다고 한들, ‘보선 표’에 치명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촛불집회에 나간 이들 중에서는 합리적 보수 내지 중도보수도 많았다”며 “이들은 문재인 정부를 당연히 싫어하지만,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이 주류인 국민의힘을 지지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의 사과는 이들이 국민의힘을 다시 지지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에 (보궐)선거가 있는 게 아닌 만큼, 결국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겨냥해서 하는 것”이라며 “민심이 바로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나쁜 결과를 갖고 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 ‘필승카드’가 없다는 점과 당내 강경파와 골수 지지층의 반발은 걸림돌이다.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는 서울, 부산시장 출사표가 쏟아지고 있지만 ‘반드시 승리할’ 후보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서울시장 도전의사를 공식화한 인사는 김선동 전 사무총장, 이혜훈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이종구 전 의원 등이다. 부산에서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이언주·박민식·유재중·이진복 전 의원 등이 도전장을 냈다.

이른바 ‘태극기 세력’과의 결별도 골칫거리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중도 확장을 위해 극우세력과의 ‘거리두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10일 주호영 원내대표가 극우보수진영 주최 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에 참석해 ‘반문(反文)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 당내서도 불만이 팽배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필리버스터 정국이 끝났으니 전략없이 끌려 다닌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표면화할 것으로 본다”며 “그중 절반 이상이 원내대표의 극우단체 행사 참석에 대한 비판일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정윤희·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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