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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가 DMZ냐” 조두순 동네 주민도 신분증 제시해야 통과
가스밸브 잠그고 이웃 옥상 올라가 촬영 유튜버들 소란 피워
경찰, 조두순 거주지 초입서 신분증 확인된 주민들만 출입 허용
인적 끊긴 거리에…“조두순 출소 전 일상생활 할수 있도록” 탄원

경찰이 지난 14일 미성년자 성폭행범 조두순(68)의 거주지에서 약 50m 떨어진 골목 초입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 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지난 12일 만기 출소한 미성년자 성폭행범 조두순(68)이 아내가 살고 있는 안산시로 돌아온 후 사적 복수, 인터넷 방송 등을 이유로 전국 각지에서 외부인들이 찾아들면서 순찰이 강화되자 주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검문을 방불케하는 상황에 일부 주민들은 “여기가 비무장지대(DMZ)라도 되냐”며 번거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경찰은 조두순 거주지로부터 50여m 떨어진 골목 초입에 경찰관 10여명과 순찰차 한 대를 배치해 시민과 차량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한 후 드나들 수 있도록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주민 확인 절차는 조두순을 관찰하기보다 소란을 피우는 유튜버나 외부인을 선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산시와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조두순이 출소한 지난 12일이 아니라, 그 다음날인 지난 13일 오전에 조두순 집 앞에 배치했던 경비 인력을 골목 입구로 이동시켰다. 안산시청 관계자는 “지난 12일 저녁에 유튜버나 외부인들이 추가로 모여 시끄럽게 하고 주민 불편 신고가 경찰로 들어가다 보니 그 다음날 새벽부터 출입 제한을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두순 출소 후 100건 넘는 민원이 들어왔는데 그 중 70여건이 지난 12일에 집중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유튜버들이 이웃 거주지 옥상에 올라가 촬영하거나 가스밸브를 잠그려는 등 지난 12일 밤에 소음 등 주민 불편 신고가 밤새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유튜버 3명을 비롯해 총 8명을 입건하고 조사 중이다.

출입 제한에 따른 불편은 주민들의 몫이 됐다. 지난 14일 기자가 만난 50대 안산 주민 A씨는 “지인의 집을 찾았는데 경찰이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해 결국 지인이 신분증을 들고 마중나와 줘야 했다”며 “아무리 외부인을 막는다지만 매번 신분증 보여주고 다니는 불편을 주민들이 감수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통행이 불편해진 데다 주민들이 외출도 꺼리자 거리에 인적도 적어지고 있다. 안산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B씨는 “어제와 그제 머리 자르는 손님이 한 명씩밖에 없었다”며 “가뜩이나 손님 없는데 조두순 출소한 이후로 더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도 “맛집으로 소문나 멀리서도 찾아오는 가게인데 손님이 없다”며 “주민들도 포장이나 배달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조두순 거주지 인근 주민들은 일상 생활을 되찾기 위한 집단 행동도 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자치위원장과 통장들은 전날 오후 안산단원경찰서장 앞으로 탄원서를 제출해 조두순 출소 전의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공원이나 골목 거리에 대한 치안을 확보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무분별하게 주민 접촉하고 인터뷰 시도를 하는 일부 언론과 유튜버들을 선별해 줄 것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무부나 경찰이 준비해온 대책들을 차질 없이 시행하고 주민들에게 최대한 불편이나 피해가 가지 않도록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선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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