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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0명은 1주~10일전에 나온것....다음주부터 2000명 넘을수도"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12일 신규 확진자 수가 900명대 중반까지 치솟은 가운데 올겨울 내로는 지금의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의 연이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조치에도 감염 재생산지수가 1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유행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데다 병상과 의료진 등 전반적인 의료체계의 여력도 이미 한계에 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선제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올리는 '초강수'를 두거나 아니면 현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되 진단 검사 건수를 대폭 늘려 '무증상 감염자'를 신속히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한예방의학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모델링 결과를 보면 확진자 수는 2000명 넘게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검사 건수를 늘려서 자신도 모르게 감염된 사람들의 감염 고리를 끊지 않으면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라며 "지금은 병상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발생 환자 수를 줄여야 할 때다. 정부는 경찰병원이나 보훈병원 등 국립병원을 활용하면서 군 지원도 받겠지만, 기본적으로 환자 수를 줄이지 않으면 병실을 늘린다고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기 교수는 또 "확실한 방법은 빠른 검사뿐이다. 오늘도 양성률(검사 건수 대비 확진 건수)이 3%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1% 아래로 유지해왔는데, 지난 주말엔 미국 수준인 4∼5%까지 올라갔었다. 1%대를 계속 유지하려면 검사 건수를 3배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이미 코로나19 추세가 통제 가능한 수준을 넘어 버린 상황이다. 정부가 거리두기 상향 조치를 시행한 이후 감염 재생산지수가 1.5에서 1.23 수준으로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1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유행 규모는 계속 커진다. 하루 신규 확진자를 200명대 안쪽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아마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 지점일 텐데 그것조차 올겨울 안에는 쉽지 않다"라며 "환자가 급증하다 보면 중증도와 고위험군 여부와 상관없이 환자가 자택에서 대기하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코로나19 증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악화하는 경우가 있는 데다 증상이 나타난 지 한참 뒤에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어서 '홈케어'가 잘 운영돼야 한다"소 조언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2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50명 늘어 누적 4만1천736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근 11개월만, 정확히 327일만에 최다 기록이다. 연합뉴스

김동현 한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산세가 언제 잡힐지 장담하기 어렵다. 당분간 백신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올겨울 내로는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것 같다"라며 "지금의 거리두기 수준으로는 안 되고, 3단계로 올려야 한다. 물론 현재 격상 기준에 도달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격상 기준을 충족한 후에도 주저하다가 계속 한 박자씩 늦는 조치가 이뤄졌다. 지금 추세가 계속되면 선제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거리두기 단계를 한번 올릴 땐 빨리 올리되 내릴 땐 천천히 내려야 한다'고 조안했다.

김 교수는 또 "특히 병상을 빨리 확충해야 한다. 급한 대로 상급·종합병원과 최대한 협조해서 병상을 확보하고 응급 수술이 아닌 (일반) 수술은 연기를 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보통 수술 환자들이 중환자실을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급하지 않은 수술만 조금 줄여도 중환자 병상 확보에 도움이 된다"라며 "다만 현 추세가 계속되면 병상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도 넘길 수 있는데 지금부터 서둘러 준비하면 2주 내로 병원 자체를 코로나19 거점 병원으로 만드는 방안도 가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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