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1일 KBS공영노조가 흑백화면으로 송출된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 비전 선언’과 관련해 자신의 지시를 받아 방송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게 뭐가 이상한가”라고 되물었다.

탁 비서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행정관, 왕비서관, 이제는 왕PD까지명색이 삼관왕인데, 늘 ‘도비’같은 기분이지 별로 왕같은 기분은 전혀 안든다(하 무슨 왕한테 매번 이런 대우를 하는지)”라며 비꼬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시 35분 ‘2050 탄소중립 비전 선언’이라는 생중계 연설을 했고, KBS를 비롯한 5개 방송사가 생중계했다. 당시 문 대통령이 연설문을 읽기 시작할 때 방송사의 화면은 모두 흑백으로 바뀌었다. 고화질 영상에 비해 데이터 소모가 적은 흑백으로 방송한다는 의미였다.

이에 KBS공영노조가 ‘청와대 의전비서관 왕(王)피디 시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번 탄소 중립 선언은 청와대 기획, 청와대 연출, KBS 제작대행, KBS 송출의 역할 분담에 따라 제작됐다”며 “KBS 역할은 외주제작사만도 못한, 인력공급 대행 및 송출업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탁 비서관은 해당 보도를 언급하며 “그냥 둘까 하다가, 같이 고생한 KBS 중계팀 감독님들, 그리고 중계 PD들은 무슨 봉변인가 싶어 글을 남긴다”며 “(규탄 내용은) ‘청와대 행사의 책임자가 행사를 연출하고 방송-중계를 맡은 KBS 중계팀이 그 연출안대로 방송을 했다’는 것인데, 그게 뭐가 이상한가요?”라고 말했다.

그는 “공영노조는 대통령 연설의 연출을 방송사 마음대로 해야했었다는 주장인건가”라며 “청와대의 기획, 연출 의도는 무시하고 방송사가 우선이라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국가적 과제에 대해 대통령이 방송연설을 결정하고 출입기자단, 각방송사가 협의하여 방송을 결정하고 송출을 원치 않는 방송사는 방송을 하지 않았고, 현장의 앵글, 형식, 실무적인 논의는 서로 충분히 했다는 것을 아마도 알고있지 않나”며 “결정해야할 ‘내용’과 ‘형식’을 최종책임을 져야할 청와대가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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