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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초선들의 ‘되치기’…허 찔렀다던 與, 다시 ‘고민 모드’
與 ‘필버’ 허용에 野초선 ‘벌떼 전략’
사상 초유 토론…새해 벽두까지 가나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는 무제한토론을 마친 뒤 동료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은 여권이 찌른 허를 '되치기'로 받아 다시 공을 넘겼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초선 의원 58명은 국가정보원법과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에 나서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 최장 시간의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것이다. 초선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쪼개기 임시회를 열어서라도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막겠다던 집권 여당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고 한다"며 "알겠다. 우리 58명은 오늘부터 전원 철야 필리버스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지난 9일 내부 회의에서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에 필요한 180석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런 '끝장 토론' 전략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박형수, 이영, 전주혜, 이주환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11일 오전 국회 소통 관에서 초선 의원 전원이 무제한 토론에 참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공은 이제 다시 민주당에 넘어가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애초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고도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야당에 대한 존중'을 내세웠다지만, 실제로는 야당의 자유 발언조차 위력으로 가로막는 인상을 줄 필요는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또 제1 목표인 공수처법 개정안은 이미 통과시킨 만큼, 크게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민주당이 이런 가운데 다시 강제 종료 카드를 꺼내들면 국민의힘으로는 야당을 존중한다는 약속마저 스스로 깨겠느냐며 역공에 나설 수 있다. 위력으로 필리버스터를 멈추고 국정원법과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치면 '입법 폭거'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필리버스터를 지켜만 보기에는 여론의 동향을 거듭 살펴보고, '입법 시간표'에도 수정이 불가피한 등 난처한 상황이 연출될 공산이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의 선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국회 밖에서 '태극기 세력'과 다시 손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했다. 이런 가운데 다시 '원내투쟁' 동력을 극대화하면서 역공의 발판을 만들었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필리버스터 역대 최장 기록은 지난 19대 국회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등 의원 38명이 지난 2016년 2월23일부터 3월2일까지 이어간 ‘테러방지법 반대’에 따른 대응으로 모두 192시간 25분이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이 한 명 당 4시간씩 발언해도 열흘이 소요되는 만큼, 이 기록도 갈아치울 가능성이 상당하다. 여기에 여당 의원들도 나서 필리버스터에 시간을 더하면서 내년 초까지 이어질 공산도 크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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