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을 막기 위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3시간 만에 끝났다. 정기국회 회기가 10일 0시를 기해 끝나면서 필리버스터 역시 자동 종료된데 따른 것이다.

9일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 단독 주자로 나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회의 위상과 역할을 찾아야 한다. 더 이상 권력에 예속화 돼 끌려다니면서 후세들 보기에 부끄러운 모습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저귀까지 차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로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9일 오후 9시 정각부터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3시간 동안 공수처와 공수처법 개정의 부당함,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자정이 가까워지자 “(필리버스터를) 10시간 하려고 준비해왔는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회기가 종료되면 자동으로 끝난다.

그는 “공수처는 절대로 발족해서는 안 되는 기구”라면서도 민주당을 향해 “기왕에 법이 만들어져있으니 여야 합의를 통해 이 정도면 되겠다 하는 사람을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했다. 또, “공수처법 개악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역사가 우리를 쳐다보고 기록하고 있다”며 “모든 국회의 의사활동은 속기록을 통해 남아있다. 그 속기록을 후세들이 봤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도 협조할 건 협조할 것이다. 어차피 우리가 소수야당인데 협조하지 않을 방법이 있겠나”며 “그러나 (여당이) 최소한의 예우와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야가) 같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서로 가진 고민도, 바람도 나눌 수 있도록 여야 관계가 원만하게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끝으로 필리버스터를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10일 오후 2시 임시국회 첫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가 끝난 안건은 다음 회기에 지체없이 표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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