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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버’ 첫 주자 김기현 “與, 청와대 지시 받는 머슴인가”
9일 오후 9시 공수처법 필리버스터 개시
검은 마스크에 ‘근조’ 리본 달고 단상에
“국회는 거수기·靑 여의도 출장소 아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국민의힘이 9일 오후 9시 정각부터 ‘야당 비토권’을 삭제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의 법안 의결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당초 공수처법은 2번째 안건이었으나, 여야 합의로 비쟁점 법안을 먼저 처리한 뒤 상정됐다. 국회는 예정 시각보다 1시간을 더 넘긴 오후 3시10분경부터 본회의를 시작했으며, 오후 7시경까지 법안을 처리했다. 이후 1시간30분 가량의 정회를 거쳐 8시45분경부터 다시 본회의를 이어갔다.

첫 주자로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4선, 울산 남구을)이 나섰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표적 정권 연루 의혹 사건으로 지목하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당시 울산시장 출신이다.

검은 마스크에 ‘근조’ 리본을 단 채로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대한민국 헌법 1조는 이렇게 선언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그러나 요즘 정국 상황과 국회 상황에 비춰보면 깊은 회의에 빠지게 된다”고 입을 뗐다.

그는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국회를 하라고 요구하는 국민들의 빗발치는 여망을 져버린 거대여당과 청와대가 합작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며 “헌법이 유린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권자인 국민이 개, 돼지 취급을 받고 법치가 사라졌다. 법치주의는 ‘법에 의한 지배’를 말하는데, 집권세력은 ‘법을 이용한 지배’를 하고 있다”며 “이것은 가장 사악한 형태의 ‘인치주의’”라고 날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저는 여러분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국회의원인지, 청와대의 지시를 받는 머슴인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며 “여당 당원이란 신분이 우선인가, 국회의원이란 신분이 우선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2004년 국회에 처음 들어온 후 야당도 해보고 여당도 해봤다. 저는 여당과 야당이 바뀌어 집권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민주당 의원 여러분, 정말 야당이 궤멸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재차 물었다.

김 의원은 “국회는 거수기가 아니다. 국회는 통법부가 아니다. 국회는 자동판매기도 아니다. 국회는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가 결코 아니다”며 “국회는 갑론을박을 통해서 뜨겁게 치열하게 논쟁하고 다투면서 마침내 다양한 여러 의견이 모두 녹여 작품으로 나오는 용광로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한마디에 국가 시스템이 통째로 바뀌고, 불법과 부정이 합법과 정의로 둔갑했다”며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문주(文主)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문님’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문빠’들로부터 나온다”고 꼬집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헌법 위에 군림하는 신처럼 숭배하는 극렬 친문 집단의 집단 이성 상실로 대한민국은 지금 파괴되고 있다”며 “폭주하는 반민주 독재 파쇼정권에 반대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모든 세력은 적폐이자, 궤멸의 대상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9시45분 현재 김 의원은 45분째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필리버스터는 10일 0시까지만 진행된다. 필리버스터는 해당 회기 종료와 동시에 종결되기 때문이다. 국회는 10일 오후 임시국회 첫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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