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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석 “‘독재’라는 말도 점잖다…윤석열? 이길 수 있다면 ‘뿔 두 개’라도 우리 후보”
정진석 의원, 당내 최다선(5선)이자 최고참
“與, 민주주의 참칭 세력…새로운 독재 시작”
“野, 기댈 언덕은 국민 뿐…최대한 몸부림칠 것”
“재보선·대선, 심판의 날…대한민국 운명 가늠자”
“당 울타리 없애고 경쟁력 있는 ‘심판자’ 세워야”
“선대위 ‘총력전’ 펼쳐야…MB·朴사과 내홍은 우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 본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독재’라는 말이 지금 (여당에)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표현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기어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어섰다. 밤을 하얗게 지새운 국회 로텐더홀 농성, 차디찬 법사위 복도에서의 항의도 소용없었다. 174석의 거여(巨與)는 제1야당의 반발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던 이들이 지금은 더한 독재를 하고 있다”고 분노를 토해냈다. 수차례 “현실이 딱하고 암담하다”, “자괴감이 든다”, “좌절스럽다”고도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솟구치는 울분에 종종 목소리가 커지는가 하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공수처법이 법사위를 통과한 직후인 지난 8일 오후, 국회에서 정 의원을 만났다.

그는 지난 16대 국회부터 의정활동을 시작한, 당내 최다선(5선) 의원이다. 말 그대로 ‘정치 경력만 20년’, 그 사이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회 사무총장, 당 원내대표를 거쳤다. 기자 시절 12대 국회 때부터 여의도를 드나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국회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심지어 ‘동물국회’로 비난을 받았던 20대 국회보다 지금이 더 나쁘다고 했다.

정 의원은 “패스트트랙 때는 그래도 조금의 거리낌이라도 있었다. 지금(의 여당)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후안무치의 극치”라며 “결국 저들은 민주화 세력이 아닌 민주주의를 참칭한 세력이었고, 자신들이 새로운 독재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거여의 입법독주와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대표되는 국정난맥상의 원인으로 ‘두려움’을 꼽았다. 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역시 과거 대통령들의 말로와 똑같이 갈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두려움이 궤도를 이탈하게 만들고, 무도하고 불의한 수단도 서슴지 않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 본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문제는 견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철야농성, 필리버스터 등 다양한 방안을 동원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의석수 격차로 거여를 막긴 역부족이다.

“우리는 나약한 소수 야당이다. 기댈 언덕은 국민밖에 없다”는 정 의원의 말이 이를 대변한다. 그는 “여당은 공수처법 뿐만 아니라 경제3법, 국정원법, 김여정 하명법 등을 강행처리하고 있다”며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최대한 몸부림 쳐봐야 한다”고 했다.

분노와 답답함은 자연스럽게 필사적인 승리 의지로 이어진다. 정 의원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내후년 대통령 선거에 대해 ‘심판의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는 성추행과 부동산에 대한 심판, 국정농단과 권력농단에 대한 심판”이라며 “서울시장 선거의 승패는 우파 정당의 운명과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길 수만 있다면, 그 경쟁력이 탐난다면 과거 경력도 묻지 않고, 머리에 뿔이 두 개 난 사람이라도 과감하게 후보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장 선거, 나아가 대선에서 ‘필승 카드’를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결정하는 공간에 당의 울타리를 제거해야 한다”며 “후보 등록 전날까지도 최고의 경쟁력이 있는 후보, 진정한 심판자를 찾아서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 대선후보 1위로 꼽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야권 연대론’에 불을 지피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을 가리지 말고 함께 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 본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에 대해서는 “조만간 당이 선거대책위원회 중심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제는 비대위보다 4월 재보선을 위한 선거 진용을 새로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대위에는 원내 의원들이 많이 포함되도록 건의할 생각”이라며 “서울·부산시장 선거는 우리 의원, 전 당원들이 올 코트 프레싱(전면 압박)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최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당내 갈등이 불거진데 대한 우려도 내놨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단체채팅방에 “정당 대표의 사과와 반성은 그 자체가 목표일 수 없다. 더 가열찬 반격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이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사과가 옳냐 그르냐를 떠나,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당의 내홍이 빚어지는 것이 걱정”이라며 “김 위원장이 사과를 한다면, 사과의 메시지는 전달하되 당의 내홍을 자극하지 않는 문안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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