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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여정 또 대남비난 최일선에…“강경화 망언, 북남관계 냉기”
“북남관계 더더욱 스산…정확히 계산돼야”
北 대남사업 총괄 김여정 6개월여만 담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8일 발표한 담화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북한 코로나19 대응 관련 발언을 비난하며 6개월여만에 대남비난 재개에 나섰다. 지난 5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 제1부부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또다시 대남비난 최전선에 등장했다.

김 제1부부장은 8일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가 중동행각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조치들에 대해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면서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속심 빤히 들여다보인다”며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제1부부장이 대남비난 담화를 내놓은 것은 지난 6월 일부 탈북민의 전단 살포에 반발해 대남관계를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하겠다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예고한 뒤 약 6개월여만이다. 김 제1부부장은 이번 담화를 통해 대남사업을 여전히 총괄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의 담화는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승리 이후에도 침묵하는 등 내년 1월 예고한 제8차 노동당 당대회를 앞두고 대외관계에서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실질적 2인자인 김 제1부부장이 나선 것은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 폄하로 자신들의 ‘역린’을 건드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제8차 당대회에서 뚜렷하게 내놓을 성과가 없는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최대 성과로 제시할 것”이라며 “또 나름 초특급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은 체제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5일 바레인에서 열린 한 행사 연설을 통해 북한이 남북 보건협력 제안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북한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없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며 “조금 이상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일각에선 남측의 확고한 코로나19 대북지원 의지와 대북전단 살포금지법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경색이 한층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북한 주민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았고 미래시제인데다 단정적 표현도 피하는 등 나름 수위를 조절했다는 점에서 상황관리에 보다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아울러 김 제1위원장의 담화가 강 장관 발언이 나오고 사흘 뒤에서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에 맞춰 나왔다는 점에서 자신들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말라는 한미 양측을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란 해석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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