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3년간 76.4% 올라
올 들어 강남보다 강북 상승률 커
전세난으로 이 같은 현상 이어질 듯
지난달 처음으로 서울 한강 이북 14개구 아파트의 ㎡당 평균 매매가격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 상승폭은 21.4%에 달한다.
8일 KB국민은행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1월 강북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이하 전용면적 기준)당 100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값이 1000만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에는 567만8000원이었다. 문 정부 들어 76.4%가 올랐다.
이에 따라 강북 14개구의 소형 면적인 59㎡는 이 기간 평균 아파트 매맷값이 3억3500만원에서 5억9000만원으로 상승했고, 중소형 면적인 84㎡는 4억7700만원에서 8억4000만원으로 뛰었다.
강북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은 올 들어 한강 이남 대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실제 문 정부 출범 이후 올 11월까지 강남 11개구 아파트 ㎡당 평균값 상승률은 68.7%로 강북 14개구의 상승폭보다 7.7%포인트가 낮았으며 올해 이 같은 상승폭 차이가 벌어졌다.
올 11월 서울 한강 이남 지역의 아파트 ㎡당 평균 매맷값은 1381만9000원으로 연초 1210만4000원에서 14.2% 상승했는데, 이는 한강 이북 상승률보다 7.2% 포인트가 낮은 숫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020년은 비강남 반란이 일어난 때였다”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중저가 중심 아파트로 내 집마련 수요가 몰린 데다가 전세난으로 전세회피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25개구에서 올 들어 11월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크게 상승한 구는 노원구(19.02%)였다. 노원구를 포함, 강북구(15.02%), 성북구(13.88%) 등 한강 이북 지역에서의 상승폭이 컸다. 서울 전체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11.59%다.
중저가 상승세는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인중개업계에선 수도권 및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10억원을 넘어서는 고가에 아파트 매매거래가 이뤄지면서, 다시 서울로 투자 수요가 돌아오는 ‘역 풍선효과’를 예측하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전망은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더 힘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록시스템에 따르면 수도권 곳곳에선 고가에 매매계약서를 쓰는 곳이 증가세다. 일산동구 킨텍스원시티(M3BL)에선 84㎡가 11월 19일 14억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아파트는 올 초만 해도 10억원 아래에서 거래돼왔다.
용인 수지구 광교상록자이 84㎡도 지난달 21일 11억7800만원 최고가에 팔렸고, 성남 분당구 백현2단지 휴먼시아는 11월 84㎡(17억원)과 118㎡(19억9000만원) 모두 신고가에 거래됐다.
규제지역 지정에서 빠졌다가 지난달 19일 뒤늦게 조정대상지역이 된 김포시도 최근 일부 단지에서 오름세가 거세다. 김포 풍무센트럴푸르지오 84㎡는 5월 5억9000만원(21층)에 실거래됐으나, 지난달 9일엔 20층이 8억2000만원 최고가에 매매됐다.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차피 집값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더 상급지로 오려는 게 심리”라면서 “특히 정부가 세제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방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로 올라오는 수요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